집안의 물건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없어도 되고
필요하지도 않은데
여전히 없애지 않는다
백 년이 지나도
떨어지거나 해지지 않고
그대로 있을 물건들
서랍을 들여다본다
특별한 것도 없다
그냥 버리지 않고
넣어두고
쌓아두고 접어 놓은 것들
없애지도
쓰지도 않는 물건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무엇 때문에
버리지 못할까
언제 버리려고 쌓아두는 걸까
결국
한 번도 쓰지 않고
버려야 할 물건들
비우자
다 꺼내서 버리자
아무것도 아닌데
뭐라도 되는 양
애지중지 하지 말고
미련 없이 버리면
청소도 정리도 필요 없는데
끼고 살면 먼지만 쌓인다
세상에 나온 물건은
쓰레기일 뿐
아무것도 아닌데
쓰레기를 돈 주고 사는 사람들
힘들게 벌은 돈
사느라고 돈 쓰고
쌓아놓고 이리저리 옮겨놓으며
버리지 못하고 산다
내 것이 아닌데
내 것 인양 가지고 산다
결국엔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할 것들
만들지 말고
사지도 말고
쌓아놓지도 말면
버리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은 카드 하나 들고
쇼핑센터로 몰려온다
신제품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너도나도 덩달아 물건을 산다
주고받고 하기 위해
무조건 산다
카드빚이 늘어나는지도 모르고
카드 하나 꺼내서 산다
공짜 비행기표 얻었다고
가전제품 하나 공짜로 생겼다고
좋아하며 신난다
공짜 물건 하나 얻기 위해
쓴 돈은 생각하지 않고
공짜라고 좋아라 한다.
가격을 올려놓고
세일한다고 한다
상술에 넘어가는 줄 모르고
사람들은 정신없이 산다
필요한 것도 아닌데 사고
누군가 주려고 산다
필요하지도 않은데
나중에 쓰려고 사논다
고장 나면 쓴다고 산다
세일하는 물건은
두세 개씩 여유로 사다 놓는다
쓰지도 않을 물건이 쌓여있다
신제품은 세일을 하지 않는데
결국 쓰지도 못할 물건인 줄 모르고
세일하니까 너도나도 사다가
쌓아 두었다가 버린다.
세상은 요지경이 아니고
쓰레기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