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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과 노는 날
by
Chong Sook Lee
Nov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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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생각이 안 난다
하고 싶
은 말도 없고
쓰고 싶
은 글도 없다
그림도 그리고 싶지 않고
전화를 가지고
노는 것도
별로 재미없다
하늘을 본다
유난히 맑고 푸르다
눈이 와서
겨울이
온 줄 알았는데
겁만 잔뜩 주고 갔다
언젠가 다시 오겠지만
올
때 오더라도
지금은 걱정
안 한다
쌓여있던 눈이 녹아
길거리는
비
온 거리처럼 질퍽하여
옆에서 달리는 차들이
흙탕물을 튀기며 간다
겨울인지
가을인지 착각이 들지만
겨울이다
낮에는 햇살이 따뜻하지만
밤에는 온도가 내려간다
밤에 살짝 다녀간 겨울이
살얼음을 만들어 놓고 가서
길은 스케이트장이다
발로 걷기보다
미끄럼을 타고 간다
금방 녹아내릴 얼음이지만
미끄러질까
봐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간다
넘어져서 다치면
안 된다
눈은 없는데
살얼음이 숨어 있다
보이는
게 전부 아니라는 말
맞는 말이다
햇살이
내리쬐어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가만히
있는 것도 좋다
생각은 다시 돌아와
할 말
을 만들고
무언가를
하고 싶은
의욕도
가져다줄 것이다
억지로 무언가를 하기보다
기다리다 보
면
바람 따라온다
오늘 같은
날은
게으름 하고 논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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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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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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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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