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타고 오는 사랑

by Chong Sook Lee



바람이 분다

야자수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거리를 걸어 다닌다

사람들의 머리카락도

바람 따라 흔들린다

길을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

이제 막 이곳에 도착한 사람

해변가에 누워서 선탠을 하고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

흔들의자에 몸을 맡기고 앉아 있는 사람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사랑을 주고받는 사람

저마다의 모습으로 하루를 보낸다

삶이 살아있고

희망이 넘치는 이곳

그림으로 사진으로

만났던 이곳의 삶이 시작된다

첫날이 서먹함은 어느새

없어지고

여기서 오래전부터 살아온 듯

익숙해지는 일상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속내를 털어놓고 웃는다

출렁이는 바다만큼

사람들의 물결이 파도가 된다

하얀 거품을 입에 물고

사랑을 전하는 새하얀 파도

이대로 이곳에 눌러앉아 살면 어떨까

괜한 생각을 하면서 웃는다

기쁨과 희열과 환희가

파도 따라 밀려온다

바람이 또 불어오는데

춥지도 덥지도 않고 시원하다

이어지는 삶을 따라

또 다른 희망을 바다에 실어보낸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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