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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들의 잔치
by
Chong Sook Lee
Mar 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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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꽃봉오리를 터트리며
벚꽃 잔치를 합니다
며칠을 벼르며
필까 말까 망설이다가
더 이상
은 안 되겠다고
세상 구경을 나옵니다
성질 급한 꽃들이
하나 둘 앞서서 피더니
이제는
너도 나도
앞을 다투며 피어납니다
먼저 핀 꽃이
먼저 떨어진다고
벌써
땅에 떨어진 꽃들도 많습니다
떨어질
줄 모르고
먼저 폈다가
꽃샘바람 심술에
며칠 살지도 못하고
떨어져 버린 꽃들
바람에 날리고
사람들 발길에 밟히고 채여도
후회 없
이 피었다가
미련 없
이 갑니다
피었기에
지는 것이
세상의 진리이고
왔으면
가는 것이
생명의 길입니다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원 없
이 사랑하고
살다가는 것
자리를 내주고 사라지면
기억조차 없어도 좋습니다
먼저 핀 꽃은 지고
피지 못
한 꽃이 피어날 때
계절이 바뀌고
새로운 것들이
자리를 차지합니다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이
흥겨운 잔치를 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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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벚꽃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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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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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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