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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대신 비를 주렴
by
Chong Sook Lee
May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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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로 인한
연기가 도시를 덮었다
하늘은 회색이고
해는 새빨갛다
며칠 동안 이어지는
나쁜 공기로
가슴이 답답하다
차라리 안개라면
좋을 텐데
뿌연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고
연기 냄새로
목은 칼칼하고
숨을 쉬기 어렵다
사람들은
집안에 있으면
되겠지만
새들과 산짐승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궁금하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말하지만
나쁜 공기에
말 못 하는 짐승들이
가엾다
불난 산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
끝이 보이지 않는
화재의 끝은
어디쯤 일까?
산불을 피해 대피한
사람들의 집이
불에 타 없어진 집이
여러 채이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울부짖는 사람들
새까맣게 타버린
집터를 보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아픔이
전해진다
시뻘건 불길이
세상을 삼키는데
무심한 바람은
자꾸만 불어온다
바람아
이제 그만 불어라
바람대신 비를
내려다오
불난 집에
부채질 그만하고
비나 보내주렴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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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연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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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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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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