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구경하는 맛

by Chong Sook Lee


고요한 아침이 깨어난다.

식구들이 하나둘 일어나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혼잡한 아침 시간이다.

아파트 창문으로 거리가 보인다.

자동차들이 물고기처럼

나란히 줄을 맞추어 밀려오고

신호등에 따라 사라져 간다.

저 많은 사람들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며 살까?

사람들 모두 하루를 살기 위해

치열한 교통지옥을 빠져나간다.


내일부터 일주일 동안

아들과 며느리가 여행을 가기 때문에

남편과 내가 손자들을 돌봐줘야 한다.


아들과 며느리는 아이들을 깨워서

등교 시간에 맞춰 바쁘게 움직이며

아이들 점심을 준비하고

틈틈이 아이들에게

빨리 먹으라고 하며

출근 준비에 바쁜 것을 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바쁘게 살던 생각이 난다.




아이들이 모두 나간 집안은

아무런 소리도 없이 아주 조용하다.

식탁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본다.

기가 막히도록 아름다운 절경이다.

파란 하늘이 구름 몇 개를 업고

세상을 내려다본다.


세상이 온통 초록이다.

저 멀리 록키산이 보이고

숲 속에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빌딩이 있다.

가까이에 강물이 흐르고 다리가 보인다.

장난감 같은 차들이

신호에 따라오고 간다.

빌딩 옆에는 여러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아이와 개를 데리고

강가를 산책하는 사람이 보인다.

가만히 앉아서 세상을 구경하는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세상이 재미있다.

심심한 새들은 날아다니다

힘들면 발코니 끝에 앉아 쉬며

한가로운 하루를 보낸다.

끊임없이 오고 가는 자동차들의 행렬이

마치 쉬지 않고 흐르는 강물 같다.

하늘아래 세상이 쉬지 않고 움직이듯

하늘에 있는 구름도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할 일을 한다.


멀리 보이는 록키산에

아직도 잔설이 하얗게 쌓여있다.

저 눈이 다 녹기 전에 다시 겨울이 되어

눈이 또 쌓이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우리네 삶과 다름이 없다.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고 늙으면

손주들이 세상에 나와서 삶을 이어간다.

햇살이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놓으며

아침 인사를 한다.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고

어디선가 기차가 오더니 빠르게 어딘가로

급히 향한다.


세상 따라 세월도 따라간다.

무엇을 싣고 갈까,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누구를 위한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 본다.

기차는 지나가고 전철이 간다.

빨간색 전철다.

동화책에 나오는 전철 같아

시간이 되면 한 번 타보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을 때리는

시간이 필요한 시대다.

이런 식으로 멍을 때려 보니 나름 괜찮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세상을

가만히 쳐다보며 구경꾼이 되어 본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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