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에 졸음이 쏟아져 일찍 잠자리에 들어 한숨 자고 깼는데 더 이상 잠이 오지 않는다. 졸려도 일찍 자지 말아야 하는데 참지 못하고 일찍 자면 이렇다. 낮에는 졸리면 밖에 나가서 이것저것 하다 보면 졸음을 쫓을 수 있는데 초저녁에는 졸리면 그냥 자게 된다. 특별히 하는 일이 없지만 하루종일 움직이다 보면 나름대로 피로가 몰려온다. 출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도 저녁에는 피곤하다. 영화나 드라마라도 보려고 앉아 있다 보면 기막히게 잘 시간이 되면 졸음이 온다. 수면에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왔는데 가끔씩 찾아오는 불면증으로 새벽 구경을 한다. 먼동이 터오는 듯한 하늘을 보면 아침인데 시간은 새벽도 아닌 한밤중인 2시다. 시간 상으로는 다시 잠을 청해야 하기에 눈을 감고 잠이 오기를 기다리다 점점 맑아지는 눈동자에게 미안해서 일어나 앉고 만다. 눈동자가 무슨 죄가 있어 감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시니 정신이 번쩍 난다. 잠을 깬 지 이미 1시간이 지나서 몸은 대낮 같은 기분이다.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할 일은 따로 없다. 핸드폰을 가지고 논다. 뉴스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이것저것 보다 보면 다시 눈이 피곤해질 때 못 잠 잠을 자면 된다. 특별히 재미있는 것도 없고 앉아 있었더니 배가 고프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따뜻한 우유를 마시면 잠이 온다 고 들었다.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꺼내어 데워 마셔 본다. 따뜻한 우유가 뱃속으로 내려간다. 기분이 좋다. 그리 졸리지는 않지만 침대로 가서 누워본다. 잠은 안 오지만 눈을 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지난날들이 생각나고 내일해야 할 일을 계획한다.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많은 생각들을 하다 보면 나간 잠이 돌아온다. 눈을 감고 꿈나라 여행을 떠난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고 모르는 사람과 어딘가를 가기도 하며 꿈속에서 바쁘다. 해가 중천에 떠 있고 하루를 시작할 시간이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 누구를 만나 어디를 다녀왔는지 눈을 뜨자마자 꿈은 잊힌다. 꿈을 잊고 다시 현실을 산다. 불면의 밤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