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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무는 여행객
by
Chong Sook Lee
Jul 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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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인데
어제의 나는
보이지 않고
새 얼굴이 보이고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낯설지는 않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는
어디로 가고
지금의 나만 남았다
모습이 다르고
생각이 변하고
행동이 달라졌는데
나를 나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오늘의 나는
머물러 있지 않고
내일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간다
어느 날 나는
우주를 떠나
또 다른 모습으로
우주에 태어난다
흙이 되고
바람이 되고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된다
나는 무엇이고
삶은 무엇인가
없는 것이 생겨나고
있던 것이 사라지고
어딘가에서
또 다른 그 무엇으로
존재한다
나는 잠깐 다녀가는
한 마리의 새와
다르지 않다
세상에 머물다
시간이 되면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이 된다
죽음도 삶도
별 다를 것 없다
슬픈 것도 아니고
괴로운 것도 아니다
한낱 부는 바람일 뿐이다
어제
불던 바람이
오늘과 다르듯이
그저
오늘을 사는 바람이다
나는 바람이고
날아다니는 새가 되어
오늘을 살고
내일을 맞고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객이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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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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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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