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by Chong Sook Lee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세상이 온통 쓰레기 천지다. 물건이 너무 많아서 소중함을 상실한다. 돈을 벌기 위해 쓰레기를 생산하고 쓰레기를 치우기 위한 대책으로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든다. 옛날에 미제, 일제, 그리고 독일제가 좋았다. 견고하고 고장이 나지 않아 물건을 한번 사면 대대로 물려받았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산이 나오기 시작하며 값싼 물건이 세상을 지배했다. 가격이 싸서 손쉽게 살 수 있는 반면에 질이 안 좋은 물건이 세상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쓰레기는 산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싼 게 비짓떡이라는 말처럼 형편없는 물건들이 쏟아져 나와도 싼값에 한번 쓰고 버리는 일이 습관이 되어 간다. 멀쩡한 물건을 버려도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오히려 미련해 보이는 세상이 되었다. 쓰레기를 쌓아놓고 버리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사고 싶은 물건을 사면 되는 줄 알고 사다가 쓰지도 못한 채 세월이 가다 보니 모든 것이 짐이다. 물건을 살 줄 만 알고 쌓아놓다 보니 쓰레기가 된다. 사람들은 쓰레기를 만들기 위해 살아가는 것 같다. 쓰레기를 사기 위해 돈을 벌고,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돈을 내야 한다. 먹고 입고 놀다 보면 놀라운 만큼의 쓰레기가 나오는 것을 본다. 쓰레기를 안 만들기 위해 알뜰하게 한다 해도 여전히 나오는 쓰레기다. 걸레조차 귀하던 시절이 지나고 이젠 별의별 청소도구가 나온다. 낡은 옷으로 걸레질을 하고 청소를 했는데 멀쩡한 옷을 그냥 버린다. 가난한 시대에 버리는 것은 죄악이고 낭비였는데 시대가 변하여 버리는 것이 미덕이 되었다. 경제를 위해 소비를 장려하고, 내가 쓴 돈이 내 돈이라고 낭비를 재촉하는 시대가 되었다. 형제가 많아서 옷과 학용품을 내려 입고 쓰던 시대가 각자의 개성에 맞게 사서 쓰는 시대로 되었다. 세상은 변하고 생각도 변한다. 남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시대에서 나를 위한 삶으로 바뀌었다. 남이야 어찌 되든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사기를 치는 세상이 되었다. 무엇이 살길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며 산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가고 싶은 데로 가는 세상이다. 자유가 지나쳐 방종이 되어 마음에 안 든다 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살인하는 세상이 가는 길은 어디일까 의문이 된다. 돈이 없어도, 가난해도 정직과 성실만이 살길이라고 믿고 살던 시대에서 그렇게 살면 어리석은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져 간다. 국민을 위하고 약자를 위하고 환경을 위한다는 명목을 내세운 운동을 한다. 서로의 주장을 내세우며 서로가 옳다고 싸움을 일삼는 것은 일치를 위함이 아니고 분열만 가지고 온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짓밟고 남의 것을 빼앗으며 좋은 일을 한다고 주장하는 사회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고 한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이 죄인이 되기도 하고 잘못을 하고도 큰소리치며 거리를 활보한다. 거짓말을 일삼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구는 쓰레기산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사람들은 물건을 만들고 물건을 사고 버린다. 쇼핑센터에서 비닐백을 안 주고 재사용이 가능한 백을 준비하거나 사야 한다고 한다. 그것도 역시 쓰레기인데 쓰레기인 줄 모르고 여러 모양으로 만들어 판다. 집에 있는데 준비 없이 가서 백을 사가지고 물건을 담아가지고 오면 쓰레기가 또 생긴다. 만들고 사고 버리고 또 산다. 지구가 쓰레기 통이 되어도 여전히 그렇게 살 것이다. 지구 열대화로 몸살을 앓는다. 온갖 자연 변화로 인하여 인간이 갈 곳이 없는데도 특별한 대책이 없다. 인간이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고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변화를 원치 않는다. 어제처럼 편하게 살고 싶어 한다. 마음대로 사서 쓰고 버리며 세상이 깨끗하기를 바란다. 내가 안 해도 누군가가 할 것이라고 책임 회피를 하고 책임 전가를 한다. 현실성이 없어도 그냥 잘될 거라고 믿고 싶어 한다. 내가 안 해도 남이 할 거라고 믿으며 반성하지 않는다. 누가 누구의 잘못을 탓할 수 있는가? 죄 없는 사람이 어디 있고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우리 모두의 잘못이고 책임이다. 지구는 펄펄 끓고 있다. 해열제도 지구의 열을 식히지 못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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