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꽃이 피는 날

by Chong Sook Lee



어제 내린 비로
세상은
한층 젊어졌다

푸르름이
다시 청춘을 되찾은 듯
싱그러운데
수줍은 단풍잎
새치처럼
늘어가고
거부할 수도 없는
세월을 등에 업는다

비가 와서
착시현상으로
세상이
산뜻해 보여도
계절은 이기지 못해
나뭇잎도
하늘도 힘이 없다

까치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짝을 부르고
소나무 아래
고운 흙에
참새들이 목욕을 한다

그들도
철이 바뀌는 것을 알고
미리미리 할 일을 하는데
나는
무심하게 앉아
가는 세월을
붙잡지 못하고 보낸다

푸르름이
단풍이 되고
낙엽 되어 떨어지면
하얀 눈이 와서
세상을 덮고
눈 밑에서
꿈꾸는 봄이 오는 날
소망의 꽃이 핀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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