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부러운 이유

by Chong Sook Lee


가야 할 때와

와야 할 때를
기가 막히게 알아
오고 가는 계절에
하늘은
마냥 푸르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높아만 가고
끝을 알 수 없는
땅 위에 사는
만물들은
때가 되면 떠난다

텃밭에는
팔뚝만 한 오이가
주렁주렁 매달리고
손바닥만 한
깻잎이 텃밭을 덮고
손가락 만한
고추가 자란다

한 여름 수고로
먹을 것을
허락하는
햇볕과 바람과
비가 고마운 계절

이리 보고
저리 보며
더 많이 자라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통해서 인지
사과나무 아래서
햇살을 나누는
토마토가 굵어진다

코스모스가
피어나고
금잔화는 씨를
잔뜩 입에 물고
장미꽃은
지칠 줄 모르며
피고 지는 계절

가고 싶으면 가고
오고 싶으면
언제라도

다시 는 계절처럼

그리운 사람도

해마다 오고 가면

좋겠다

그리움을 안고
피었다가
그리움을 안고
떠나는
또 하나의 계절이 간다


(사진: 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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