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나는 소망

by Chong Sook Lee



노랗고 빨갛게
익어가는 단풍잎이
하나 둘 떨어져
땅에 뒹구는 낙엽이 된다
한때는
푸르름을 자랑하던
이파리가
어디로 갈지 몰라
이리저리 오간다
낙엽이 쌓이고
바람은 그들을 데리고
먼 길을 간다
양지바른 곳에 앉아
친구들과 쉬기도 하고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
먼바다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높은 산 골짜기에
움푹 파인 곳에서
친구들과 겨울을 낸다
한번 태어나
세상 구경을 하며
멋진 삶을 살았으니
후회도 미련도 없다
어제는
흘러간 과거가 되고
되돌아갈 수 없는
삶의 뒤안길에서
떠나야 하는 오늘
재회의 날을 기약하는
아름다운 가을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미련 없이
후회 없이 떨어지며
갈길을 찾아가는 낙엽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삶의 마지막 여정
가는 길이 다르지만
언젠가는 만나야 하는
인연의 끄트머리
으로 피어나고
단풍이 되어
낙엽이 되어가는 길

다시 피어나는 날

무엇이 되어

어디에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의 기쁨으로

소망 가득 안고 산다


(사진: 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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