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연속이다. 어제는 오늘을 기다리고 오늘은 내일을 기다리며 산다. 나를 찾아온 오늘은 지나간 어제와 오지 않은 내일에 가려져 흐지부지 보낸다. 오늘이 없으면 어제도 내일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의 소중함은 알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보지 않는다. 어제의 나는 이미 죽었고 오늘 새로 태어났고 내일 내가 다시 태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어제도 와서 나와 함께 있었고 오늘도 나를 찾아왔으니 내일은 당연히 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 내가 죽으면 내일은 없다. 밤마다 잠을 자며 꿈나라를 다닌다. 알지 못하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난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을 만나고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과 이런저런 일을 하며 살다가 꿈을 깬다. 황당한 일도 있고 좋은 일도 있다. 웃고 울기도 하고 안타까워하며 안달하기도 한다. 현실과 별 차이가 없는데 잠을 깨면 딴 세상이고 기억이 안 난다. 매일매일 다니는 꿈나라 여행을 기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기억해서 글을 쓰면 멋진 소설이 될 것 같은데 눈을 뜨면 다 잊힌다. 아무리 생각하려 해도 어렴풋이 생각나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꿈이란 무엇일까? 영혼의 삶인가? 육체는 이승을 살고 영혼은 저승을 다니는 것일까? 답이 없지만 생각해 본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이승에 돌아오지 않고 저승에 있는 건가? 밤새 꿈을 꾸는 것 같은데 불과 몇 분 꿈을 꾼다고 한다. 나머지 시간은 꿈도 꾸지 않고 잠만 자는 것이다. 사람이 잘 때 숨은 쉬지만 넋이 나가 있는 상태다. 영혼이 육체를 빠져나가서 할 일을 하는 동안 육체는 죽은 상태나 마찬가지다. 영혼이 돌아오지 않으면 그대로 잠을 잘 것이다. 잠을 깨야 하는 시간에 꿈에 시달릴 때가 있다. 말도 안 되는 엉뚱한 꿈을 꿀 때는 영혼이 육체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다. 그야말로 개꿈을 꾸는 것이다. 꿈에 대한 연구는 안 해보았지만 꿈이란 정말 이상하다. 꿈속에서와 현실은 전혀 달라 원하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운 사람 만날 수 없는 사람은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야박한 꿈은 그 작은 소망조차 외면한다. 걱정이 많을 때 잠을 자면 잊힐까 하고 잠을 청하면 안달하며 힘들어하는 꿈을 꾼다. 무언가 중대한 일을 알리는 현몽은 뚜렷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태몽은 기억의 창고에 영원히 남고 조상들은 꿈을 통해서 무언가를 미리 알려주는 것 같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보였다. 꿈에 본 아버지는 주무시고 계셨다. 누군가가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잠도 깨지 않은 아버지가 엉금엉금 기어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주시니 낯 모르는 남자가 집안으로 들어와 앉았다. 그 옆에 있던 나는 그 남자에게 당장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꿈을 깨었다. 잠이 깨어 간밤에 꾼 꿈을 생각하는데 너무나 선명하고 또렷해서 하루종일 꿈 생각을 했는데 그다음 날 엄마가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다음 날 엄마의 임종소식이 왔다. 지금도 곰곰이 생각을 하면 아버지가 엄마가 돌아가실 것을 꿈으로 알려주신 것 같다. 꿈이란 참으로 희한하다. 7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6개월 뒤에 지병이 있던 남동생이 세상을 떠났는데 며칠 안되어 아버지와 남동생이 신사복 정장을 하고 웃는 모습으로 꿈에 보였다. 그 후 한 번도 아버지는 꿈에 보이지 않더니 이번에 꿈에 오셔서 엄마가 떠날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신 것 같다. 어제는 넷플릭스에 나오는 연속극을 몇 편 보았다. 인간의 악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스토리인데 그것을 보고 잠을 자서 그런지 악몽에 시달렸다. 누군가 나를 공격하고 함정에 빠뜨리는데 꿈속에서 나는 가슴을 조리며 공포에 떨었다. 깜짝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는데 한동안 누워서 진정해야 했다. 아무리 꿈은 꿈 이라지만 그런 꿈은 다시 꾸고 싶지 않다. 성장기에 자랄 때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달리며 깜짝 놀라서 잠을 깨기도 하지만 악당들이 나오는 꿈은 처음이다. 때로는 생각이 꿈이 되기도 하고 연속극이나 영화가 꿈에 나타나기도 한다. 나는 특별한 꿈 외에는 눈을 뜨자마자 잊어버리는데 유난히 꿈 기억을 잘하는 남편은 아침에 깨면 바로 꿈얘기를 한다. 마치 영화의 한편같이 자세하게 이야기를 듣다 보면 꿈인지 영화인지 모를 때가 있다. 인간은 꿈을 꾸고 꿈을 깨며 산다. 어릴 때의 꿈은 자라면서 잊히고 다른 꿈을 꾸며 산다. 꿈은 꿈일 뿐 현실과는 무관하여도 꿈을 꾸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자면서 꾸는 꿈은 깨어나면 없어지지만 희망을 향한 꿈은 언제나 가슴속에 남아 우리를 살게 한다. 인생은 고갯길이라 한다. 넘고 또 넘어도 우리의 앞에는 삶의 고개가 있다. 한 고개, 두 고개 넘다 보면 더 이상 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온다. 그날이 올 때까지 끊임없이 넘어야 하듯이 꿈을 향해 걷는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 할지라도 순간의 기쁨은 우리를 데리고 간다. 파란 하늘을 보며 멋진 꿈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