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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되찾은 가을
by
Chong Sook Lee
Oct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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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아침이다
동네 안에
집은 많은데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까치 한 마리
전나무 꼭대기에 앉아
동네를 내려다보고
며칠 숨어있던 해는
수줍은 듯
얼굴을 내민다
잔디 위에 쌓인 눈과
지붕 위에 쌓인 눈은
야금야금 녹아가고
잠시 다녀간
겨울이 꼬리를 감춘다
얼떨결에
자리를 빼앗긴 가을이
안심한 듯
자리로 돌아오고
눈아래에 묻혀 있던
낙엽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따스한 햇살로
추운 몸을 녹인다
겁주려고
때 아닌 때 찾아온 겨울
갑자기 오면
사람들이 놀랄까 봐
잠깐씩 찾아오는
마음 깊은 겨울의
따스한 배려
이제는
어차피 와야 할 시간
준비 완료 되었으니
올 테면 언제든 와라
어차피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오는 게
인생이 아니더냐
자리를 되찾은 가을이
활짝 웃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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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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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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