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하다. 눈이 없어도 겨울은 겨울이다. 여름에는 덥다고 피해 다니던 양지쪽을 찾는 계절이다. 햇살이 비치는 양지쪽은 왠지 따뜻하고 포근해 보인다. 양지쪽으로 난 길을 걸어간다. 나무나 집이 해를 가려 음지가 되는 곳을 피해 걷는다. 양지처럼 따뜻해 보이는 사람이 좋고, 옷도 부드러운 것을 좋아한다. 첫인상이 안 좋아도 만나다 보면 따뜻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 있고, 첫인상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만나며 인성을 알게 되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인간은 변한다. 기분이 좋다가도 나빠지고, 온순하다가도 신경질을 내고 난폭한 행동을 할 수 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 무엇이 그 사람의 본모습인지 종잡을 수 없는 변덕스러운 사람이 있고, 감정 표현을 너무 하지 않아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옛말에 곰보다 여우가 낫다는 말이 있다. 어느 것이 더 나을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장단점이 있다. 말이 없는 사람은 속을 알 수 없어 답답하고, 변덕 심한 사람은 언제 변할지 몰라 불안하다. 첫인상이 좋으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변하기 때문에 인상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 사람이 좋아 보이는데 성격이 급하고 음흉하고 잔인할 수 있고, 인상은 나쁘지만 인정 많고 속이 깊을 수 있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라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말이 없어 수줍음을 많이 타는 사람도 강인한 성격을 소유하기도 하고, 괄괄하고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도 비열하고 겁이 많을 수도 있는 게 사람이다. 아침저녁이 다르고, 계절이 다르고, 날씨가 다르듯 사람들의 성격도 여러 가지다. 친하다고 믿었던 사람이 어느 날 돌변하기도 하고, 친하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이 힘든 시간에 배려하고 위로하는 경우도 많은 게 인생살이다. 친구가 많은 것도 좋고 주위에 사람이 많은 것도 좋은데 가만히 보면 그들이 다 행복하지는 않다. 늘 사람들에 둘러싸여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남들이 모르는 아픔이 있을 수 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보기와는 다른 게 사람이다. 파란 하늘이 평화롭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구름도 있고 천둥과 번개도 있다. 무시무시한 폭풍도 있고 눈보라도 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단풍도 가까이 보면 메마른 나뭇잎들이다. 한 해를 살다 떨어지기 전에 퇴색이 된 것이다. 하얀 눈은 황량한 겨울의 모습을 포근하게 만든다. 설국의 멋진 풍경은 쓸쓸한 겨울의 모습을 아름답게 치장한다. 인생을 보는 사람과 삶을 겪는 사람은 다르다. 인상 좋고 말솜씨 좋은 사람은 인상이 좋다 보니 좋은 일도 많이 하지만 나쁘게 풀리는 일도 많다. 대신에 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은 더 겸손하고 신중하여 신뢰와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다. 파란 하늘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구름 낀 하늘을 보면 기분이 우울해진다. 따스한 훈풍이 불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춥고 냉한 바람이 불면 따스한 벽난로가 생각난다. 인간의 눈은 간사해서 멋지고 예쁜 것을 좋아하고 추하고 미운 것은 싫어한다. 예쁜 꽃이라고 향기가 좋은 것도 아니고 멋진 나무라고품이 넓은 것은 아니다. 오래되고 늙은 나무는 아무 말이 없어도 넓은 품으로 안아주기에 편해서 새들이 찾아온다. 꽃이 예뻐도 향기가 없으면 벌나비가 오지 않는다. 눈으로 보기에는 좋아 보여도 속은 알 수가 없는 게 세상인심이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환경에 따라 주어진 요건에 따라 변한다. 인간은 처음부터 나쁘게 태어나지도 않고, 좋게 태어나지도 않는다. 살다 보면 악랄해지고 살벌해지기도 하고, 여유가 있으면 인상도 바뀐다. 되도록이면 좋게 생각하고 웃음으로 사람을 대하다 보면 인상도 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얼굴은 그리 잘생기거나 예쁘지 않은데 늘 웃는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사람을 본다. 그런 사람에게는 사람냄새가 난다. 같이 있어서 편하고 안 보이면 궁금하다. 언제 만나도 따스하게 손을 잡으며 안부를 물어보고 좋은 말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세상이 평화롭다. 만나서 자기 혼자 잘났다고 미주알고주알 아는 체하는 사람은 첫인상이 좋았어도 만날수록 거리감이 생긴다. 어차피 한 세상 살다 가는데 까탈스럽게 매사에 신경질적으로 사는 사람도 많다. 삶은 지나가는 한줄기 바람일 뿐이다. 오늘 같은 날은 옛 시인 푸쉬킨의 '삶'이라는 시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