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퍼 산불은 바람과 함께 온 동네를 삼켜버린다 집도 차도 건물도 순식간에 모두 태워버리고 재만 남긴다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지난날들의 이야기는 이제 재가 되어 묻혀버리고 앙상하게 뼈만 남은 기둥 몇 개가 원망하듯 서 있다 모아놓고 쌓아놓은 삶은 허망한 꿈이 되어 모두 사라지고 눈물과 통곡 속에 넋을 잃은 사람들 잃은 것보다 다시 살아가야 할 희망을 찾아야 하는 현실 잃어버린 삶은 재가 되어 바람에 날린다 불길은 여전히 세상을 태우는데 돌아갈 집이 없는 이들은 집을 향한다 다시 볼 수 없는 집 고향이고 일터이던 곳이 타버린 곳으로 돌아가는 그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어 다시 그들이 일어설 수 있기를 다시 그들이 손을 맞잡고 사랑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