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없이... 나가버린 잠

by Chong Sook Lee


초저녁에

느닷없이 찾아와서
보채더니

한밤중에
말도 없이
갑자기 나가 버린 잠

한번 나가면
여간해서
돌아오지 않아도

혹시나 하며
눈을 감고
기다려본다

어디 가서
무얼 하는지
나를 깨워놓고
나가서 연락이 끊긴
야속한 잠
창문을 열고
깜깜한 하늘은 본다

모두가 잠들은
세상은
달과 별의 놀이터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하늘을 수놓으며
반짝이는 별들이
달과 만나
사랑하는 시간

잠은 여전히
오지 않는데
하늘에서 놀고 있는
달과 별의
사랑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살며시 감아보는 눈

말도 없이 나간 잠이
살며시 돌아와서
포옹하며
다시 보챈다
달콤한 속삭임에
서운한 마음을 접고
스르르 눈을 감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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