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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마음

by Chong Sook Lee


추워야 하는 겨울이
이상 기온으로
봄처럼 따뜻해서
봄이 온 줄
착각하는 참새들
아침부터
날아다니고 짹짹 거리며
난리가 났다

하얀 눈 위에
먹을 것이 보이는지
무언가를 열심히
찍어먹고
이나무에서 저나무로
몰려다니며
아침 내내 바쁜
새들을 보니
겨울이 가나 보다

구름과 하늘이
서로를 바라보며
그믐달을 보내고
태양을 맞는 아침
아직
깨어나지 않은 하루가
조금씩 열리고 있다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잘잘못을 따지는
어수선한 세상이지만
하늘과 구름과
바람은
여전히 제 할 일을 하고
하루를 열고 닫는다

앞뜰에 서있는
등 굽은 소나무
온갖 풍랑을 맞으며
말없이 소리 없이
불평도
불만도 없이
동네 어귀를 지킨다

어차피 한번
다녀가는 삶 속에
사랑만 해도
모자란 시간들
봄을 만나기 위해
어느새 파랗게 변해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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