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9시부터 잠이 와서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새벽 한 시 반에
잠이 깼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소리는
바쁘게 돌아가는
시계소리뿐이다
어디를
그리 바쁘게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잠시도 쉬지 않고
가는 시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간다
어디 멀리
여행 온 것도 아닌데
알게 모르게
시차가 있는지
낮에는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때나 잠이 오고
한밤중에 깨어
다시 잠들기 어렵다
높이 자란
나무 가지들이
외롭게 떠 있는
초승달과 속삭이는
밤하늘에
그리움이
살짝 얼굴을 든다
어느새
봄을 맞은
포플러 나무 위에
이름 모르는 새는
노래를 부르고
나뭇가지 위에서
재롱을 부리며 놀던 다람쥐도
잠을 자는 밤
언제 왔는지 모르게
살며시 다가온 봄은
사랑을 노래하고
잠이 오지 않는 밤에
피어나는 추억은
밤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