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피해... 지하실에서 논다

by Chong Sook Lee


지구에 열이 났는지

펄펄 끓는다

며칠 동안
잦은 소나기로
장마철이 오나 했는데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한증막같이 덥다


더우면
비가 기다려지고
추우면
햇볕을 그리워하는

간사한 마음
겨울에는
여름을 기다리고
더운 여름에는
울이 오면 좋겠다는

얄팍한 생각을 한다


잠깐 찾아오는
짧은 여름

더위도 한때
언제 더웠나 하며 가버리고

머지않아
선선한 가을이 온다
추워지는
가을 겨울을 생각하며
뜨거운 날을 견디면 된다


우리 집 지하실은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는 피서지로

겨울에는

벽난로에 장작불을 지피는

낭만의 산장으로 변신하여

난로나

에어컨이 필요 없다


덥거나 추운 날은
냉난방이 잘되는
지하실로 내려간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하여
더위를 잊을 수 있고
추운 겨울에는
따뜻하여
추위를 잊을 수 있다


아무리 더워도

더위를 식혀주고
아무리 추워도
추위를 막아주는

우리 집 지하실에서
리모컨을 돌려가며
피서를 즐긴다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