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시작되는... 새로운 계절

by Chong Sook Lee


천천히 흐르는
계곡물 옆에서 살아가는
풀들은
누렇게 퇴색되어
살며시 누워
서로를 기대고
지나간 여름의
아름다운 추억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계절을 맞습니다

한없이 순해지고
겸손해진 햇살
참된 오늘을
기다려온 마음이 모여
진실된 사랑을 합니다
태어나 살기 위한
몸부림은 어제의 소망

다소곳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갑니다

내게 온 모든 것이
창조주의
뜻임을 알게 되는
감사한 가을
내 안에 살고 있는
나와의 약속이
눈부시지 않아도
찬란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계곡을 흐르는 물처럼
누군가의 손길에
순응하게 하는
이 아름다운 가을에
하늘을 보며
지나가는 바람의
달콤한 속삭임을 듣습니다

기대와 두려움이
엇갈리더라도
우리의 희망은
변함없이 돌아오고
들판으로 간
참새들의
정겨운 수다가
더욱 그리워지는
나른한 오후

마음은 어느새
떠나온 곳을 향해
목은 한없이 길어지고
그리움은
또 다른 기다림의 시작
보지 않아도 보이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뭉게구름 사이로
뽀얗게 피어납니다

지나간 날들의
사랑과 미움은
후회와 미련을 남기고
가버린 날들은
돌아오지 않아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오는 계절에
다시 만나는 언약을 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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