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다람쥐의 놀이터

by Chong Sook Lee



다람쥐가 논다

사람들이 갖다 놓은
해바라기 씨를
까먹는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며 왔다 갔다 한다



숨바꼭질 명수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곁눈질로 훔쳐보고
순식간에

나무로 올라가 숨는다

노는 모습이 귀여워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요리조리 피하며

애교를 떤다



새들이 논다
잘라놓은 나무토막에
움푹 파인 곳에
고인 물을 찍어 먹고
날아간다

하늘을 날고

새 먹이 통에서

먹이를 찍어 먹고

숲 속을 날아다니며

온갖 참견을 다한다




하나가 가면
다른 하나가 온다
바쁘게

급하게 나뭇가지에 앉는다

강 위를 날고

나뭇가지에서

열매를 따먹고

길바닥에서

무언가를 찍어먹으며 바쁘다



다람쥐와 새는
숲 속에서 산다
다람쥐는 나무를 오르내리고
새들은 나무에 앉았다 간다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하나는 날아다니고

하나는 기어 다니며

숲에서 산다



다람쥐는
땅 위에 기어 다니고

나무를 오르내리고
새는

다람쥐 위아래를 날아다닌다



새는
다람쥐와 놀지 앉는다
다람쥐는 다람쥐끼리
새는 새 끼리 논다

다람쥐와 새는

숲을 지키며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의 거리를 유지하며

숲 안에서 산다

싸우지 않고

평화를 지키며 산다


(사진: 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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