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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덮은 세상
by
Chong Sook Lee
Dec 23. 2021
(사진:이종숙)
밤새 내린 눈은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습니
다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온통
하얗게
물이 들었습니다
나무들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하얀 모자를 쓰고
집도 차도
하얀 담요를 덮은 채
가만히
있습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에
천지 만물이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추운 겨울을
맞이합니다
봄이 오는 날
하얀 옷을 벗고
하얀 담요가 녹을 때까지
세상은
눈밑에서
봄을
키웁니다
눈이 세상을 덥습니다.
가만히 내려앉아
따스하게 덮어줍니다.
추운 겨울에
세상이 추울까 봐
하얀 담요로 덮어주고
나뭇가지가 얼을까 봐
살며시 다가가 포옹합니다
사과나무에도
앵두나무에도
앉아서 쉬고 갑니다
눈은 진실합니다
모양을 바꾸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바라봅니다
네모난 곳에서는 네모로
둥그런 곳에서는 둥글게
찌그러진 곳에서는
울퉁불퉁한 모습으로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심술궂은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 따라가고
햇볕이 내리쬐면
얌전히 녹아 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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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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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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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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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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