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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가출한 밤
by
Chong Sook Lee
Dec 30. 2020
(사진:이종숙)
밖은 깜깜한데
내 눈은 환하다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에
개꿈을 꾸다가
낮인 줄 알고 깨어
천장을 쳐다본다
잠을 잃어버린
밤
눈을 감고
잠을 청하지만
잠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머리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다니고
몸은 침대 위에
죽은 듯이 누워있는데
가출한 잠을 찾지 못해
밤이 하얗게 될 때까지
돌아다닌다
어디로 간 잠인지
침대 위에도
침대 밑에도 없다
서랍에도 없고
창문 뒤에도 없다
커튼을 열으니
가로등을 끌어안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나를 떠난 잠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냥 낮이라고 생각하고
이방 저 방 위아래로
돌아다닌다
가로등과 졸고 있는
잠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까만 밤이 하얗게 되고
밤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가출한 잠은
한낮에 내게 돌아와
나를 재우려고 한다
하얀 대낮에 소파로
집 나간 잠이 나를 찾아왔다
나는 잠을 끌어안고
벌건 대낮에
한밤중이 되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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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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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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