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오늘이... 행복한 내일을 만든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가장 소중한 지금을 뒤로 미루고 산다. 어제는 갔고 내일은 보이지 않는데 과거에 매달려서 살거나 오지 않은 내일을 희망하며 산다. 과거 없이 오늘이 없고 오늘 없이 내일 또한 없음을 알지만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모르고 산다. 건강하게 오늘을 살지 않고 희망의 내일을 맞이하려고 오늘의 소중함을 멀리 하다 보면 어제도 내일도 후회스러울 것이다. 과거는 오늘을 낳고 현재는 미래를 낳는다. 어제와의 인연을 완벽하게 끊어 버릴 수 없지만 지나가버린 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멋있던 날도, 아무리 힘들었던 시간도 이미 세월의 강물을 따라 바다로 간지 오래다. 쫓아갈 수도 없고 뒤집을 수도 없고 찾을 수도 없다. 세월 속에 묻혀버린 떨어진 나뭇잎이고 파도가 넘나들며 섞여버린 모래알이다. 어딘가에 있을 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동행한다. 자의든 타의든 건강을 잃었을 때는 다 잃었다고 한다.


잘 산다고 살았는데 아플 수도 있고 조심하며 살았는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완벽한 인간으로서 살면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부족함이 없이 살았는데 순간의 사고로 반신불수의 삶을 살아가는 여인의 삶을 그린 영화 (penguin broom)을 보며 인간은 처절한 현실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수 있음을 배운다. 삼 형제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로 시작한다. 디즈니랜드로 휴가를 가려던 계획을 바꿔 타일랜드로 휴가를 간다. 가족끼리 재미있는 나날을 보내며 서핑도 하고 해변가에서 걸으며 장난도 친다. 어느 날 아들이 옥상에서 놀자고 해서 엄마가 옥상에 올라갔다가 나무로 된 담이 부서지면서 엄마가 땅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하고 하체마비가 되어 퇴원한다. 건강하게 살아온 지난날들은 이제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자신을 보게 된다.


한편 아이는 자신의 잘못으로 엄마가 그렇게 되었다는 죄책감을 가지며 산다. 남편은 아내의 손과 발이 되어 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아내는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어 간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를 보면서 슬퍼하지만 우연히 만나게 된 새끼 갈매기를 집에 데려다가 키우게 된다. 갈매기는 식구의 일원이 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사이에 엄마와 교분을 쌓으며 친하게 된다. 시간이 가고 갈매기는 나는 법을 배워 날아가지만 엄마는 여전히 과거에 매달려 현재의 모습에 화가 나지만 남편의 권유로 카약을 배우게 된다. 마비된 다리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가족과 카약을 가르치는 강사 덕에 자신을 찾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마음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된다. 어제의 그녀로 돌아갈 수 없지만 앞으로의 그녀를 만드는 것은 오직 그녀 자신밖에 없음을 안다.


예전의 엄마로 돌아갈 수 없지만 지금의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 하지 않고 지금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족들과 마음의 상처를 화해한다. 말 못 하는 갈매기도 사랑을 알고 은혜를 갚으며 오고 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짐승도 키워준 사랑에 보답하고 가족이 될 수 있음이 감동적이다. 인간이 하찮은 짐승에게 위로를 받고 의지하며 교감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란다. 가족은 조금씩 예전의 가정으로 돌아가고 평화를 찾는다.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고 남편은 회사를 다니며 그녀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도시락을 싸며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인다. 화를 내며 세상을 원망하던 그녀는 마음에 평화를 찾는다. 옛날에 할 수 있었던 축구나 서핑은 하지 못하지만 틈틈이 카약을 하며 지금의 자신을 찾아간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할 때 우리는 불행하지만 가진 것을 찾아보면 행복하다.


남편은 그녀가 떨어졌을 때 그녀를 영영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슬펐지만 살아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말한다. 그녀는 다시 새 삶을 산다. 과거의 그녀를 찾을 수 없지만 그녀는 현재의 그녀를 찾으며 산다. 오늘이 지나면 어제의 나는 없다. 인간에게 내일이란 유일한 희망이 있지만 오늘을 갖지 못한 내일은 없다.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이고 버릴 수 없는 과거를 버리는 것도 인간이다. 지금 내게 있는 것이 비록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지금의 내 모습이 초라하더라도 지금이 최고다. 화려했던 어제보다 나은 오늘 지금이 있기에 미래를 꿈꿀 수 있다. 파란 하늘에 피어나는 뭉게구름처럼 삶은 아름답다. 때로는 먹구름이 몰려와 폭풍을 가져다 주지만 잔잔한 바다 같은 평화도 가져다준다.


그 후 그녀는 다시 태어나 카약 챔피언이 되었다. 과거에 매달려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녀는 살았어도 멈추어 버렸을 텐데 그녀의 강한 의지는 그녀를 이끌어 내어 세상으로 다시 걸어 나왔다. 한 편의 영화는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아름답고 훌륭한가를 보여주고 사랑과 믿음이 있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매일매일 무언가를 잃어가며 살지만 매일매일 또 다른 것을 얻으며 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처럼 우리의 삶은 영원하다. 사시사철이 돌고 돌듯이 우리네 인생도 돌고 돈다. 오늘의 내가 사라진다 해도 나의 흔적은 영원히 남는다.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어도 별이 되고 달이 되어 만나고 태양으로 빛을 내며 누군가의 마음 안에서 산다. 내가 잃은 것은 원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고 내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진짜 나의 것이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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