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예쁜 사랑의 꽃을 피우며 산다

by Chong Sook Lee
해마다 예쁘게 자라나는 파.(사진:이종숙)

사람들은 외롭다고 한다. 가족은 있는데 친한 친구가 없는 사람이 있고 친구들은 많은데 가족이 없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더 나은지 모르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가족도 있고 친구도 많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결혼 전에는 친구가 많아도 결혼하면 친구들과의 사이도 뜸하게 되어 잘 만나지 못한다. 대신 남편 친구들 가족과 새로운 친구 관계를 맺고 왕래하며 친분을 쌓는다. 그러다가 아이를 낳으면 아이들 친구들의 부모들과 친하게 된다. 같이 캠핑도 가고 놀이터에도 가며 가까운 관계가 되어 자주 만나 소통하며 집으로 초대하고 야외로 소풍도 가고 바비큐도 하며 아주 친한 관계를 유지한다. 만나면서 서로가 잘되기를 바라면서도 서로를 비교하게 되고 질투나 시기도 하게 되어 거리가 생기기도 하지만 마음이 맞고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분야의 친구들이 생긴다.


옛 친구들은 그립기도 하고 궁금하지만 만날 수 없다. 환경이 바뀌고 직업이 바뀌며 친구도 바뀐다. 어떤 친구는 소리 없이 오랜 세월 같이 해주고 어떤 친구는 반짝하다 말고 사라진다. 영원히 함께 할 것 같던 친구도 세월 따라 가버리기도 하고 친할 것 같지 않던 사람과 가까워진다. 믿었던 사람은 소식도 없고 인사만 하던 사람들이 코로나로 힘든데 어찌 지내냐고 안부를 물어온다. 그래서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코로나가 길어져서 일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있다. 처음에는 전화로 카톡으로 안부를 물으며 살았는데 시간이 가고 만나지 않게 되면서 소식도 없이 그냥 살아간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친구들도 달라진다. 이야기 친구와 골프친구가 있고 여행 다니며 먹으러 다니는 친구가 있다. 운동을 함께 하러 다니는 친구가 있고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친구도 있다.


그렇게 여러 분야의 친구들과 교분을 쌓으며 살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은 지 오래되었다. 사람을 만나서 음식도 나누고 무언가를 함께 하며 살아야 하는데 못하고 산다.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겠지만 궁금하지도 않은지 각자 살기 바쁘다. 그래도 오랜 세월 만나고 쌓은 정이 있는데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처럼 소식을 끊고 사는 현실이 되었다. 만나면 만날수록 할 말도 많아지는데 만나지 못하고 살다 보니 잘 살고 있겠지 하며 믿어버린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만나도 서먹 서먹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손가락 하나면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인데 그게 그리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고 계산도 없이 만나고 싶을 때 전화하고 만나서 된장국에 밥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웃던 시절이 좋았다. 시간이 있을까? 바쁜 건 아닐까? 전화해서 방해되는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미루다 보면 잊고 살게 된다.


보고 싶거나 궁금하면 전화해서 수다 떨던 그때가 좋았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새는 줄 모르던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보고 싶다. 세월이 지나서 얼굴도 가물가물한데 그들이 보고 싶고 그립다. 어제 누구를 만났는지는 생각해봐야 기억이 나는데 옛날에 친하던 친구들은 잊히지 않고 별별 기억이 나는 이유는 그리운 마음으로 가슴에 담고 살아서 인 것 같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언젠가 만날 수 있기에 안 만나도 옆에 있는 것 같은데 멀리 사는 친구들은 만날 수 없어 더욱더 그리운 것이다. 하는 일 없이 살아도 하루하루 세월은 가고 가까운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하지 못한 채 그냥 시간이 간다. 다들 바쁘게 사는데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어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한 두 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친구를 잃기는 몇 분 만이고 만들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한번 세상에 태어나 맺은 친구의 인연이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살다 보면 사람들과 사랑을 주고받듯이 상처도 주고받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니 사랑도 상처도 다 그리움이 된다. 사랑은 정을 만들고 상처는 성찰하게 되어 고마움을 만든다. 내게 잘했던 사람은 나에게 용기를 주어 고맙고 나를 힘들게 하며 상처를 주었던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여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기에 고맙다. 살다 보니 고맙지 않은 관계는 하나도 없음을 배우며 산다. 잘해서 고맙고 못해서 고맙고 친하지 않아서 고마운 게 인생살이다. 한평생 살다 보면 보고 싶은 사람도 있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마음대로 안된다. 나에게 해를 끼치며 돌아선 사람도 어느 날 만나면 웃는 얼굴로 대하고 싶다. 그때 당시에 어떤 사유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이해 못할 사람이 없고 원수질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인간관계란 알다가도 모르기 때문에 오늘 좋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오늘 싫다고 영원히 싫은 것도 아니다. 비가 올 것 같다가 해가 보이고 바람이 불다가도 따뜻해지는 자연처럼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가까웠던 사람도 멀어지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좋았던 날을 생각하면 그리워진다. 하늘은 구름을 껴안고 살고 나무는 바람과 함께 굵어진다. 세상일이 내 마음 같지 않기에 오랜 세월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불행했던 어제가 행복한 오늘을 만들듯이 내일을 알 수 없기에 우리의 삶은 살아진다. 내일을 알 수 없어 고맙고 내 맘대로 되지 않아 더 많이 소망하고 희망할 수 있기에 고맙다. 몇 년 사이에 지인들이 떠났다. 코로나로, 지병으로, 노환으로, 많은 이민 선후배가 떠나는 것을 보면서 살아생전 더 가깝게 지내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 친구가 따로 있는 게 아닌데 친한 사람만 끌어안고 살아온 것 같다.


친하던 안 친하던 이렇게 못 만나고 살 줄 알았으면 더 다정하게 지낼걸 하는 생각도 든다. 녹지 안을 것 같던 얼음도 녹고 오지 않고 그냥 지나갈 줄 알았던 봄이 왔다. 내 마음도 봄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예쁜 꽃을 피우고 싶다. 그리움이 꽃이 되고 사랑도 꽃이 되어 사람들의 가슴속에 봄을 심고 싶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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