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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간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5월이 온다고 좋아했는데
5월이 간다고 합니다
오고 가는 인생사에
오면 가고 가면 또 오는 것
만남이 설레고
이별이 가슴 아파도
오고 가는 계절은 잡을 수 없습니다


비바람 눈보라 헤치고 오느라
힘들었던 오월은
꽃을 피워놓고
꽃이 지는 것을 보고 갑니다
계절은 알아서
자리바꿈 하며 미련 없이 떠납니다


내일이 없어도
내일을 몰라도 그냥 갑니다
갔다가 다시 오는 날이
고통스러운 것을 다 잊고 옵니다
바람으로 꽃비를 내리며
파란 이파리 남겨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갑니다


하루를 살면서도
수많은 생각안에 갇혀 사는 인간
가는 날을 피해 돌아가려는
어리석은 미련 때문에
죄를 짓고 살아갑니다


5월처럼 우연히 왔다가
5월처럼 슬그머니 가기를 바람은
헛된 욕심이 아닙니다


세상을 열고 땅을 열어
세상을 꽃으로 장식하고
사람들의 환호소리에
잠시 기뻤다가 조용히 떨어지며
가는 오월은 재회의 날을
기약도 하지 않고 떠납니다


5월에 뿌린 씨가

꽃이 되고 열매 되어 다시 오는 날

다시 새로운 만남의 날이 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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