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만나는 모습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창밖에서 까마귀가

깍깍대는 소리가 들린다

세상에 문이 열렸다

하루가 시작되었다


밤새 울어대던 사이렌 소리가

졸린 듯 가물거린다

까치도 덩달아 짖는다

다들 살아있다고 한 마디씩 한다

오늘은 어떤 날이 될지

아침부터 난리다


개가 짖고

새가 노래하고

개미들이 줄을 지어 들락거린다

아무 할 일도 없지만

움직여 본다

일어나서 먹고 놀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다


차들이 요란하게 지나간다

나무 꼭대기에 앉아있는

새 한 마리가 심심한지

멀리 있는 짝을 부른다


아침에 뜬 해는

서쪽으로 움직이고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바람도

여기저기 건드리고 다닌다

꽃들도 피었다 지고

풀숲에 풀들도 소곤거리며

하루가 왔다고 하늘거리며

부지런을 떤다


사람도 새도 개도

다 하루를 살아보려고

움직인다

어제 살았던 것처럼

오늘도 그렇게 살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세상 모든 만물이

새로 만난 하루를 반갑게 맞이한다


어제 보낸 하루가 아쉬워서

좋은 날을 기대하며

찾아온 하루를 시작한다

알 수 없던 오늘은

또 다른 날이 되고

오늘을 외면하지 않는

내일로 향한 가벼운 발걸음 속에

시작되는 하루의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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