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행복이... 오고 가는 길목에서
by
Chong Sook Lee
Jun 5. 2020
행복이 오고 가는 길목에서...(사진:이종숙)
하늘은 청명하고 바람은 조용하다.
어제의 피로는 밤사이에 다 풀어지고
새 아침을 반갑게 맞는다.
나무들은 여러 가지의 초록으로
밝게 어둡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어디선가 날아온 씨앗이 뿌리를 내려
빨갛고 노랗고 하얀 꽃들을 피어낸다.
숲의 향기는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다.
특별할 것도, 유난한 것도 없는 숲 속에서
인간은 영육 간의
모든 스트레스를 풀며 행복을 느낀다.
커다란 나무부터 아주 작은 꽃까지
저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며 살다가
어느 날 때가 됨을 알며 스러져간다.
기약할 수 없음을 알며 피었다 지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 산길을 걸어본다.
야생 토끼 한 쌍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쏜살같이 도망간다.
쫓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는데
뛰어가 버린다.
바람은 없지만 산속이라
약간의 한기가 느껴지고
들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하얀 데이지가 들판을 덮어 있고
이름 모를 노란 꽃들도
여기저기 피어 있다.
싱그러운 숲 향기를 맘껏 들이마시고
나무들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자라고
새들은 유유히 하늘을 날아다닌다.
비행장이 멀지 않아
간혹 비행기 나르는 소리가 날 뿐
숲 속은 한가롭고 조용하다.
행복은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가까이에 있을 수도 있고
멀리에 있을 수도 있다.
행복은 작은 인기척에도
놀라 도망가는 산토끼처럼
어쩜 우리 마음속에
작은 불만이나 불평에도 놀라
우리 곁을 떠나 버리는 것
나 자신의 행복을 누가 찾아서
선물처럼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숲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처럼
하늘을 시원하게 날아다니며
노래하는 새들처럼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하여
살아감이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keyword
행복
들꽃
사랑
70
댓글
20
댓글
20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구독자
2,879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바람이 불어도... 사람은 살아갑니다
사람의 눈은... 참으로 많은것을 기억한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