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들의 소소한 일상

by Chong Sook Lee
(이미지출처:인터넷)


참새들이

깜깜한 새벽부터 수다를 떨어요

그들의 삶을 알 수 없지만

우리네와 별반 다르지 않아요.


아침 먹고 나가서 일하고

집에 와서 자는 사람들과 같아요

무언가를 잡아먹고

어딘가로 날아가서

하루가 끝나면 다시

창문가 나무로 와서 밤을 새지요


만나면 좋아서 짹짹대고

하루 종일 있던 일을

얘기하느라 바빠요.

무슨 말들이 그리 많은지

아침마다 떠들어요


참새 수다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끝내지요

우리 앞뜰에 있는

밥풀꽃 나무를 좋아해요

밥풀꽃 나무는 가을이 되어도

이파리를 떨어뜨리지 않아서

겨울에도 따뜻한가 봐요


창문으로 새어 나가는

불빛을 바라보며

벌레도 잡아먹고

안부도 물으며 수다도 떨어요

열심히 먹고 놀더니

이젠 조용해지네요.

너무 일찍 일어나서

피곤하여 잠을 자는지

조용해졌어요


참새들 노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면

재미있어요

오르락내리락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요

쫓고 도망가고

다가와서 입맞춤하며

서로의 사랑을 알려요


심심하면 뜰에 앉아

풀을 뜯고 땅을 헤치고

숨바꼭질하며 바쁘게 노는

참새들이 있어 심심하지 않아요

소나무 가지에 앉았다가

전나무 가지에 앉아서 하늘을 봐요


친구가 날아오면

반갑다고 쫓아가서 짹짹거리며

수다를 떨어요

다들 잠든 새벽에

참새들의 수다를 들으며

시작한 하루가 가네요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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