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다. 사랑으로 관심을 주면 더욱 그렇다. 아무것도 아닌듯한 것도 관심으로 특별하게 된다. 아무리 작은 것도 관심을 주면 사랑스러운 그 무엇이 되어 내게 온다. 바라보고 이야기하며 만져준다. 사랑을 먹고 자란다. 하찮은 것도 그 사랑으로 커다란 것으로 다가온다. 기대를 하지 않음으로 사람은 단순해진다. 더 큰 것을 바라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원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은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 같이 있음으로 행복한 것 그것뿐이다. 더도 덜도 없이 그저 옆에 있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기쁘다. 크고 작고를 막론하고 많고 적고를 떠나 관심은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눈으로 하잘것없어 보이는 미세한 것도 관심의 힘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무언가로 태어난다.
나의 작은 관심으로 보이지 않던 것들이 살아서 움직이며 내게 대답한다. 마치도 나의 사랑과 관심을 알아차리기도 한 것처럼 미소로 기쁨으로 되돌아온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기에 그곳에 평화가 있다. 사람뿐이 아니다. 꽃이나 나무 그리고 자연도 역시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무한한 행복으로 내게 돌아온다. 봄이 와서 꽃나무에 싹이 트고 꽃송이가 피어나는 것을 바라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새 생명이 나와서 세상을 눈부시게 한다. 아름다운 자태로 고귀하고 우아하게 피어 향기까지 선물로 준다. 내가 꽃에 관심을 가진 것 밖에 없는데 꽃은 나에게 너무나 많은 관심으로 대답한다. 내 관심의 몇 배가 되어 내게 돌아온다.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볼 수 없는 놀라운 현상이다.
관심이란 것이 참 묘해서 번식력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나는 채소나 꽃을 기르는 것에 관심이 있다 보니 흥미가 생긴다. 봄이 되어 내가 좋아하는 꽃 씨나 채소 씨를 뿌리면 그렇게 잘 자라줄 수 없다. 내가 하는 것은 고작 씨를 뿌리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는 것 밖에 없는데 하루하루 그들의 관심 표시는 엄청나다. 몇 년 전에 죽은 나무를 잘라낸 곳에 대녀가 개나리 나무를 갖다 주어 심었다. 죽을지 살지 모르지만 오며 가며 만져주며 관심을 가졌다. 얘기도 건넸다. 죽은 듯이 겨울을 내며 가만히 서 있던 나무가 작년 봄에는 노랗게 꽃을 피워 너무나 좋았다. 거기에다 지난여름에는 내가 좋아하는 개망초와 코스모스씨를 한 줌 뿌렸더니 좋아라 하며 만발했었다. 예쁘다 예쁘다 했더니 어찌나 잘 자라는지 우리 집 앞뜰에 훤하게 피어있는 꽃들로 동네가 훤했었다. 하나를 하면 백개 천 개의 얼굴을 하고 내게 돌아온다.
하잘것없는 씨를 몇 알 땅에 뿌려 주었는데 어느 날 귀여운 자태로 밭에 앉아서 웃고 있다. 아침마다 밭에 나가보면 밤새 보라는 듯이 잘 자라는 채소를 보면 예뻐 죽겠다. 작년에는 친구가 준 깻잎 모종을 심었는데 비가 안 와서 앉은뱅이 깻잎으로 나를 안타깝게 하더니 여름에 며칠 계속 내린 비로 갑자기 자라서 나를 놀라게 했다. 여름이 갈 무렵 하얀 들깨 꽃까지 펴서 깜짝 놀랐다. 어찌나 예쁘고 기특한지 사진으로 고이 간직하고 있다. 열무나 갓 그리고 파와 마늘도 내가 좋다고 관심을 가져 주니 더 잘 자란다. 예쁘다고 하니 신나는 모양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이리라. 아이들도 예쁘다, 잘한다 하며 칭찬을 하면 더 잘한다. 어른인 나도 잘한다고 하면 신나고 기분이 좋은데 하물며 아이들은 더없이 좋아한다.관심은 사랑의 어머니다.
우리 집 뒤뜰에는 달래 밭이 있다. 달래는 밥맛없는 봄에 혀를 간지럽히며 식욕을 가져다준다. 시골 태생인 남편은 옛날에 먹던 달래 국을 그리워한다. 된장을 한 숟갈 넣고 마른 새우 몇 마리나 멸치 몇 마리 집어넣고 끓인다. 두부와 호박을 넣고 심심하게 끓인 달래 국은 어릴 적 고향의 향수를 불러온다. 오래전 막내 시누이한테 달래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딸이 한국에 다니러 갔을 때 달래 씨를 한봉지 보내 주어서 뒤뜰에 심었다. 어찌나 번식력도 좋고 잘 자라는지 해마다 봄마다 맛있게 먹는다. 지금은 1미터도 넘는 눈 아래에서 잠자고 있지만 봄이 되면 제일 먼저 우리 식탁에 올라와 식욕을 돋워 준다. 고추장을 넣어 새콤 달콤하게 무친 달래무침은 봄 식탁의 인기 반찬이다. 또한 달래를 잘게 썰어 양념간장을 맛있게 만들어서 하얀 쌀밥에 비벼 먹으면 겨울 동안 잃었던 식욕이 돌아온다. 나의 작은 손길로 뿌려진 몇 알의 씨앗은 귀하게 태어난다.
관심을 갖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엄청난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심심할 때 발품을 팔아 걸어본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이것저것 눈에 들어온다. 나는 그저 걸었을 뿐인데 가만히 있던 거리는 내가 알지 못하던 그 무엇이 되어 내게 온다. 그것이 때로는 기쁨이 되고 슬픔도 된다. 아픔이 되고 설움이 된다. 하늘과 땅과 나무와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 눈을 통해 무언가가 된다. 작은 움직임으로 나는 커다란 선물을 받는다. 바라보는 눈길을 통해 가슴에 꽃이 핀다. 나의 작은 관심은 거리를 걷는 발걸음의 숫자만큼 귀한 그 무엇이 되어 내게 온다. 물질적인 그 무엇도 주지도 받지도 않았다. 그저 바라보는 작은 관심으로 나무가 되고 꽃이 되어 내게 왔다.
관심은 죽은듯한 그 무엇을 살려내는 요술 방망이 같다. 사람도 사물도 관심을 가지면 더 많은 관심으로 내게 온다. 지나친 관심은 때로 실망을 가져오지만 선의의 관심은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어릴 적 엄마를 졸라서 시장에서 파는 강아지를 사다 기른 적이 있다. 애완동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안다. 그들과의 관계는 단순하다. 그저 같이 옆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좋다. 무엇을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사랑을 주고 관심을 가지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파 누워 있으면 강아지도 옆에서 마음 아파한다. 같이 걸으면 저도 신나서 달려간다. 함께 놀아주면 최선을 다하며 고마워서 덩달아 뛰며 좋아한다. 그렇게 하라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주인의 사랑을 알기 때문이다. 관심은 관심을 낳는다. 세상을 살게 하는 힘찬 응원이다. 자신을 갖게 하고 희망을 주며 용기와 힘이 생긴다. 관심은 더 귀한 관심을 돌려주고 고귀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