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외출한 그대

불면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그대 떠난 허공에는

그림자조차 없는데

막연한 그리움으로

그대를 기다립니다


간다는 말도 없이

냉정하고 매몰차게

뿌리치며

뒤돌아보지 않고

기약 없이 떠난 그대


깜깜한 밤하늘만

뜬눈으로 밝히며

행여나 올세라 기다리는 마음


생각은 왜 그리 바쁜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

초가집 기와집

고층 빌딩을 세웠다가 허물기를

수십 번 해도 오지 않는 그대는

찾을 길이 없습니다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는지

애타게 기다리는

내 마음을 모른 체하는 그대


야속하고

서운하지만

떠난 그대를

더 이상 기다리지 않습니다


어느 날 그대

내가 그리워질 때에

다시 만나기를 소망하며

그대 내게 돌아오는 날

반갑게 포옹하렵니다


하얗게 퇴색한 밤은

태양이 삼켜버리고

세상은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안갯속으로 가버린 그대

떠오르는 해님 따라

따스한 사랑을 안고

다시 오기를 기다립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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