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앞을 지나는데 커피 향이 유혹한다. 맛있는 커피 냄새가 나서 잠시 서서 숨을 들이쉰다. 냄새를 맡으며 커피를 즐기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다 커피를 못 마시게 되면서 어떤 때는 간절하게 커피가 마시고 싶다.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며 즐기던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게 아쉽고 남들이 마시는 것을 보면 부럽다.
추운 겨울에 후후 불며 마시는 커피 한잔.
친구들과 앉아서 웃고 이야기하며 마시는 커피 한잔.
졸리고 피곤할 때 마시면 정신이 번쩍 나는 커피 한잔.
우연히 마주친 친구와 지난 이야기 하며 마시는 커피 한잔.
커피 한잔이 주는 의미는 참으로 좋은데 커피를 못 마시는 내가 되어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커피가 그립다.
식당을 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때나 몇 잔이고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다. 심심해서 마시고, 입가심으로 마시고, 손님 대접한다는 핑계로 마시며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다. 커피에 설탕과 크림을 넣어 달콤하게 먹으니 맛있어서 자꾸 먹다 보니 하루에 설탕과 크림 먹는 양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설탕을 끊고 크림만 넣어 순하게 먹었는데 어느 날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려움증이 생겨 긁다 보면 피가 나기도 하여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를 찾아갈 때마다 처방을 받아 오고 약을 바르면 바를 때뿐 다시 피부 속 어딘가가 가려워 계속 긁어댔다. 약을 발라도 낫지 않고 긁은 자국이 검게 변해서 보기 안 좋지만 가려움을 견딜 수 없어 계속 긁으며 괴로워했다. 그러면서 커피는 커피대로 마시고 음식을 가리면 나아질까 해서 다이어트를 하기 시작했다.
살을 빼기 위한 다이어트가 아니고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음식을 먹지 않고 나름대로 연구를 하며 가려우면 의사에게 가서 약을 처방받아 오곤 했다. 의사는 치료 방법을 가르쳐주고 피부전문의한테 새로운 약을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고 더 심해지기만 했다. 그래도 약을 바르면 시원하여 가려움증이 덜하기 때문에 사용했지만 이것이 과연 치료방법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와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음식을 가려 먹기 시작했다. 기름기 있는 것, 우유로 만들어진 것, 쌀이나 빵 모든 것들의 성분을 일일이 찾아보고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이 있는 음식은 철저히 배제하였다. 커피에 크림을 넣지 않고 블랙으로 마시고 탄산음료는 마시지 않았다.
그러다가 커피에도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커피를 끊었다. 커피를 끊고 나니 카페인 부족으로 온몸에 맥이 없고 졸리는 증상이 생겨 다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심장이 뛰고 숨이 찬 증세가 생겨 심장 정밀검사를 했다.
결과는 심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카페인을 줄이라고 해서 커피를 안 마시니 심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얼떨결에 커피를 안 마시고 음식을 가려 먹은 뒤로는 가려움증이 없어졌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커피 크림이나 마가린, 버터와 치즈 종류를 끊고 나서는 그토록 나를 괴롭히던 가려움증이 없어졌다.
어쩌다 먹고 싶은 유혹에 조금이라도 먹으면 영락없이 가려워서 먹지 않고 산다. 세상만사가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는 것처럼 이유가 없는 것은 없다. 우유와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을 잘 먹지 않다가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면서 크림을 먹게 되어 몸이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해결책을 찾지 못해 한동안 고생했는데 원인은 아주 간단한데 있었다. 이제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즐긴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눈 오는 창밖을 내다보는 낭만은 없지만 가렵지 않고 심장이 급하게 뛰지 않아 편하다. 커피나 탄산음료 대신에 옥수수차를 끓여 마시지만 구수한 커피를 마셔도 아무 이상이 없는 사람들이 부러운 하루다. 아... 진하게 탄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