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새들과 노는 나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새들이 온다

남쪽 갔던 새들이

봄을 찾아 돌아온다

계절은 봄을 데려다 놓고

녹아버린 겨울은

슬그머니 엎드려 고개 숙인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나무들은 바람 따라 흔들린다.

아침 내내 창가에서

수다를 떨던 참새는

어딘가로 소풍을 갔다


블루제이가 여러 마리 날아와서

소나무 가지에 앉아서 놀다가

사과나무 가지로 날아와 놀고 있다.

먹을 것도 없는 이른 봄이지만

봄이 오니까 신나는 모양이다.


한쌍 씩 다니는 블루제이가

오늘은 열 마리도 넘게

나뭇가지를 오르내리며

쫓아다니고 달아나며

한참을 놀다가 간다.


뜰에는 겨울이 남기고 간

너저분한 쓰레기들이 누워있고

양지쪽에 피어나는

연초록의 원추리와 부추는

봄 마중을 한다


조용하던 뜰에 까치가 날아와

자작나무에 앉아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

소나무 아래

흔들리는 무언가를 보며

쏜살같이 날아간다.


이내 무언가를 쪼아 먹으며

다시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다.

심심한 까치는

건너편 동네로 날아가고

로빈이 와서 잔디 위를 걸어 다닌다.


할 일이 없는지

괜히 이것저것 찍어대며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한다.

할 일 없는 나는

심심한 새들과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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