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엄마를 언제나 만날까

Happy mother's day!!!!

by Chong Sook Lee



어머니 날이다. 이곳의 어머니날은 해마다 5월 둘째 주일이라서 매번 날짜는 다른데 올해는 한국과 똑같은 5월 8일이다. 둘째 아들이 남편과 나를 식당으로 초대하여 맛있는 아침을 먹는다. 어머니 날이라고 식당이 만원이다. 물가가 오르고 외식 값이 올라도 오늘같이 특별한 날은 너도나도 여전히 외식을 한다. 젊은이들은 아무리 돈이 없고 힘들어도 할 것은 하고 살아야 한다. 특히나 어머니날은 일 년에 한 번 있기에 아이들 나름대로 성의를 표현하며 정성을 다한다. 팬케이크와 베이컨과 소시지 그리고 스크램블드 에그와 오믈렛을 시켰다. 감자볶음과 토스트가 곁들여 나오고 커피와 레몬차를 마신다. 손주들은 초콜릿 칩을 넣은 팬케이크와 베이컨과 소시지 콤보를 시켜서 맛있게 먹는다.


사느라고 바쁘다는 핑계로 해준 것도 별로 없이 자란 아들이 어머니날 감사하다며 식당에서 밥을 사주니 고맙고 한없이 행복하다. 세 아이들 중에 둘째 아들이 가까이 살아서 늘 든든하다. 무슨 일이든 옆에서 도와주고 오가며 틈틈이 손주들도 보여주기에 오히려 우리가 고맙다. 아침 일찍부터 멀리 사는 큰아들과 딸이 전화로 어머니 날을 축하하며 감사함을 전한다. 마냥 어리고 철없던 아이들이 자라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특별한 때마다 애쓰며 산다. 나는 멀리 산다는 핑계로 이 나이 먹도록 어머니날에 꽃 한번 사드리지 못하고 살아서 지난번 고국 방문할 때는 노란 국화꽃 화분을 사다 드렸더니 무척 행복해하신 것이 생각난다.


어머니날에 엄마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었다. 친정 엄마가 39살 되던 해에 병명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심하게 편찮으셨는데 백방으로 손을 써 보았지만 듣는 약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철없고 어린 우리 육 남매는 앓고 누워계신 엄마 옆에 앉아서 엄마가 어떻게 될까 봐 조바심을 하며 엄마 손을 잡고 있었는데 정말 하늘이 도와 엄마는 기운을 차리고 완쾌하셨다. 그래도 엄마가 오래 사시지 못할 것 같은 조바심에 늘 불안했는데 그때 고비를 넘기셔서 인지 97세의 연세로 아직 생존해 계신다.


이제는 너무 연로해서 요양원에 계시지만 지속되는 코로나로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하였다. 올해도 엄마를 만나지 못한 채 어머니 날을 보낸다. 코로나가 끝나면 가겠다고 했는데 간다 해도 20분을 만나고 돌아설 생각에 미리 체념하고 있다. 부모 자식의 인연으로 살아온 세월에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생겨나서 만나지 못하고 이토록 애타게 살아야 한다. 이민 생활에 가장 힘든 것은 부모형제를 자주 못 보고 살아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런 날은 멀리 사는 게 안타깝다. 물론 가까이 살아도 형편이나 상황이 안되면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까이에 사는 형제자매들이 부럽다.


하늘은 유난히 푸르고 맑다. 하늘도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위한 어머니날을 축하하는 듯하다. 어느덧 이곳에도 봄이 왔다. 앞뜰에 튤립이 꽃을 피우고 뒤뜰에는 연분홍색 앵두꽃이 피기 시작한다. 오지 않을 듯 게으름 피우던 봄이 한달음에 달려와 세상을 파랗게 물들였다. 텃밭에는 해마다 자라는 파와 부추가 한 뼘 이상 자라나고 잔디는 골프장처럼 새파랗게 자란다. 겨울이 길을 막아 오지 못하던 봄이 오기 시작하니 겨울의 자취는 보이지 않고 세상은 언제나 봄이 있었던 것 같이 아름답다. 며칠 사이에 새싹들이 눈부시게 자라고 나뭇 이파리들이 파랗게 매달리기 시작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어머니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세상은 돌아간다. 어렵던 시절을 참고 견디며 살아오신 부모님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언제나 고개를 숙이게 된다. 해마다 어머니날이 되면 성당에서 미사가 끝나기 전에 어머님의 은혜라는 노래를 부른다. 벌써 몇 년째 그 노래를 부르지 못했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노래다. 어렸을 때나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 지금도 그 노래를 부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부모님을 위해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한 마음에 후회와 미련만 쌓인다.


내리사랑이라고 자식들 챙기느라
부모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다가
이제야 철이 들어 보니
아버지는 안 계신다.
그나마 엄마는 요양원에서
자식들 오기 만을
애타게 기다리실 텐데
가서 뵙지 못하는
불효를 하고 산다.
하루하루 다가오는
이별의 시간이 아쉽지만
자연의 뜻에 따라
하늘에게 맡긴다는
말의 의미를 배워간다.

그리운 나의 엄마를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
하늘이 정해주는
만남과 이별이지만
만나지 못하고 그리워만 하며
살아가는 것을
생각하면 눈물만 난다.
그리운 엄마의 가슴에
예쁜 분홍색 카네이션 한송이
꽂아드리는 날을 기다려본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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