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골의 겨울 추위가 걱정되어...

2020.12.3-6.

by 구자룡

마지막 남은 나뭇잎 하나가 초겨울 우복동 원적골의 적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추위가 걱정되어 몇 가지 준비를 해서 다시 우복동으로 들어왔다.


해외직구로 중국산 천막을 하나 준비했다. 3ⅹ3 크기의 천막이다. 해외구매대행으로 처음 구매하게 되어 걱정이 조금 앞섰다. 출발 전에 도착해야 하는데 세 박스 중 한 박스가 도착하지 않아서 애를 태웠다. 하나라도 없으면 설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조리며 이번 출발 전에 집에 도착하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다. 다행히 잘 해결되었다. 철강봉 프레임이 꽤 무겁다.


두 사람이 설명서를 참고하여 설치하는데 2시간 이상 걸린 것 같다. 영하에 가까운 쌀쌀한 날씨에 손이 곱아지는 것을 참으로 실수를 반복하며 완성했다. 오늘 저녁은 이곳에서 따뜻하게 저녁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넘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조촐한 저녁을 여유 있게 조금은 따뜻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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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의 재질은 고밀도 폴리에틸린(HDPE)이다. 이게 어느 정도 난방이 될지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추후 보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도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중구조 패널이기 때문에 그 중간에 단열재를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기술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몽골의 '게르(Ger)'는 중간에 화덕으로 불을 지피면 공기 순환으로 따뜻해지는 구조인데 돔의 원리를 생각하면 당연히 따듯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는 화덕을 피울 수 없다. 바닥에 전기난방필름을 설치했는데 바닥은 따뜻하다. 문제는 공기는 전혀 따뜻해지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바닥을 제외한 공간은 춥다. 매우 춥다. 밖에 햇살이 비칠 때 오히려 바깥 공기가 더 따뜻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따수미 난방 텐트도 하나 준비했다. 이 역시 아파트 같은 곳에 바닥의 열기가 어느 정도 있을 때 침대에 놓으면 효과가 크지만 우리의 돔은 온돌의 열기가 없기에 약간의 효과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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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겨울채비는 아니지만 앞으로의 농사와 일상의 편의를 위해 손수레를 하나 주문했었다. 도착하니 손수레가 도착해 있었다. 이곳보다 위쪽인 원적사에도 택배가 다니는 것으로 알고 택배 배송이 원활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지역 배송업체 배달기사들은 이곳까지 와서 배달해 주려고 하지 않는다. 몇 번의 경험을 통해 배달기사님들의 고충을 이해는 하게 되었다. 지방도에서부터 여기까지 자동차로 5분 정도인데 왜 오지 못하는지에 대해 항의도 했지만 기사님들은 문경지점에서 농암면으로 오는 시간과 배송물량 등을 생각하면 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배송 측면에서는 오지 아닌 오지인 셈이다. 손수레는 택배가 아니라 화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문 밖에 그냥 두고 가면 된다는 조건으로 부탁을 했다. 이 손수레로 400평 농지를 종횡무진 다니며 일을 도와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한다. 윗집은 양발 손수레를 구입했지만 나는 외발 손수레를 선택했다. 고향 시골에서 외발 손수레 운전 경력이 수십 년 되니 오히려 양발보다 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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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와 관련하여 몇 번의 실패를 하면서 앞으로는 당분간 이곳으로 택배를 받지 않고 집에서 받아서 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지로 배달해야 하는 품목은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다음에 올 때는 지금의 겨울채비로 될지 여전히 걱정이다. 이제 시작인데 앞으로 닥칠 일들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왜 이런 곳에 들어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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