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봄이란?
봄을 좋아하는 이유
완연한 봄기운이 머릿결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봄날 오후
따사로운 햇살
한결 가벼워진 복장
화창한 봄 날씨를 한층 밝혀주는 벚꽃들의 속삭임
탄천길을 따라 주위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산들바람과 함께 가슴 한편에서 얼어
붙어 있었던 퍼즐 조각들이 서서히 녹기 시작함과 동시에 가슴샘이 서서히 흘러나온다.
이러한 풍경들은 아쉽지만 늘 그래 왔듯이 나에게는 찰나의 순간이었다.
여유롭고 평화롭게 보이는 사람들과 연인들의 표정 속에서 그 어떤 불청객도 끼어들만한 틈은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 봄이란?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 하고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하지만 봄은 그야말로
남녀 구분 없이 감성을 자극하는 계절인 듯하다.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가 아닌 의도적으로 음미하는 향과 맛을
잘 웃지 않는 나에게 이유 없이 잔잔한 미소를
때 묻지 않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에 즐겨 탔던 그네와 미끄럼틀 놀이의 추억을
나뭇잎 사이로 안기는 포근한 햇살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두둥실 떠 다니는 뭉게구름을
이렇듯 봄은 나의 가슴샘을 자극하기에 가장 설레는 계절이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아니, 바삐 돌아가는 삶에 가려
볼 생각조차 외면 해왔던 아름다운 것 들과 따스함을 두 손 모아 내 가슴과
두 눈에 가득 채워 바람결에 흘려보낸다.
각자 삶의 여정 속에서 아파하는 모든 이들의
가슴이 치유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