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내리는 시기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어딘가 나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변화이고 설렘이 일렁거리는 봄이다. 남편이아침에 샤워를 하고 말끔(?) 하게 출근하고 문 밖을 나가면 집 안에 덩그러니 갓난아이와 둘만 남아 하루종일 동동거리며 제대로 밥을 챙겨 먹을 겨를도 없이 시원하게 똥 쌀 여유도 없이 보낼 때면 도대체 이게 사는건가, 바깥에서 편하게 똥도 싸고 밥도 먹는 남편이 그렇게도 부럽고 미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기 시작하면서 나에게도 세수를 하고 어디 갈 곳이라는게 생겼고 어린이집에 가서 아침부터 텐션 높은 선생님들을 만나고 오면 화이팅이 넘쳐서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의 작은 변화의 움직임이 좋다.
자아실현 욕구가 높은 나란 인간이 기본적인 욕구가 해소가 안되니 억압되어 있는 감정들은 내 몸과 마음의 찌꺼기가 되어 독이 되어갔고 나는 쉽게 나의 감정에 지배되었다. 에너지 파동을 갖고 있는 나의감정들은 내 몸 장기와 영혼을 파괴하며 에너지 대사를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었지만 엄마와 아내의 책임감의 무게만큼이나 한편으로는 무력감과 우울감이 커져가고 있었다. 지칠데로 지쳐버린 나는 이렇게 살다가는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우리 가정을 다 망칠것만 같은 두려움이 커져가고 있을 때 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K 장녀로 살면서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는게 어려웠고 뭐든 다 씩씩하게 잘 해내고 싶었던 나에게는 엄청난 용기였다. 엄마는 언제나 그랬듯, 내가 느끼는 무게를 덜어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아빠도 아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나와 별이를 보살펴 주셨다. 그렇게 두달, 친정집에서 보내면서 돌봄과 배려와사랑을 통해 나는 많이 회복되어갔다. 저혈압와 갑상선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이불 밖을 나오기도 힘들었던 내가 새벽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한별이가 낮잠 자는 시간에는 바깥에 나가서 햇빛을 쬐고 한 시간정도 걸었다. 저녁에는 한별이 목욕을 시킬 때 욕조에 물을 받아서 같이 소금목욕을 하고 아로마 오일로 마사지를 하고 잠이 들었다. 그렇게 보낸지 두달, 나는 다시 진안으로 돌아와 내 삶을 다시 꾸려나갈 힘이 생겼다.
그리고 더이상 갑상선 약을 먹지 않게 되었다. 나의 의지와 실험이지만 몇주간 정상범위에 들어와서 약에 의존하는
대신 다양한 자연치유요법으로 면역력과 자가치유력을 높이려고 애쓰는 중이다. 새해에 새롭게 시작한 동종요법 공부와 3월부터 시작한 유아숲 지도자 과정을 들으면서 나에대한 이해와 새롭게 배우는 학문을 통해 꿈꾸고 상상하는 삶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이 주는 치유가 굉장히 크다는 것을 요즘 다시 느낀다.돌이켜보니 내가 죽어있다고 느꼈던 시간이 살기위해 발버둥 치는 시간이었구나 싶다. 오늘 아침 그렇게라도 살아가려는 내가 얼마나 대견한지, 온몸으로 삶의 희노애락을 느끼는 이 과정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혼자 고요히 느껴본다. 마치 죽은 거 같아보이던 겨울 나무는 더 깊고 넓게 뿌리를 내리고 이제 다시 조금씩 새싹이 올라오고 꽃 몽오리를 틔우려고 한다.
다시 봄이 왔다. 그리고 다시 내가 생기를 머금고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준 모든 존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이제 배운 것과 깨달은 것을 다시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에게 ‘기꺼이’ 나누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I will do my best at what I’m best at for the benefit of 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