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석하게도 가을이 간다
오늘 하루 날이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만감이 교차했다.
쏟아지는 가을과
흘러 넘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박작거림.
그 소란 속에서
아이들이 꿋꿋이 자란다.
낙엽더미에 숨은 아이가 희희낙낙 빼꼼하며 브이를 그린다.
아이들 마음껏 뒹굴라고 빗자루 가져다 낙엽을 모아주는 선생님.
산책에서 돌아 오는 길 노래를 흥얼거렸다.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 찬 것은
집집마다 어린 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모를 거야
아이들이 해인 것은
하지만 금방이라도
알 수 있지 알 수 있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나나나 나나나나 낮도 밤인 것을
노랫소리 들리지 않는 것을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 찬 것은
집집마다 어린 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모를 거야
아이들이 해인 것을
하지만 금방이라도
알 수 있지 알 수 있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나나나 나나나나 낮도 밤인 것을
노랫소리 들리지 않는 것을
'동요 <아이들은> 가사 전문'
나도 모르게
"아이참. 이 노래가 이렇게 슬픈 노래였던가"하고 혼잣말을 하니 27개월 둘째가
"엄마는 이 노래 슬퍼?"라고 내게 물었다.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참말. 대단한 가사다.
오늘처럼 청명한 가을날과 푸르른 하늘빛에
저절로 튀어 나온 노래.
엄마에게 와 줘서 고마워.
이모랑 함께해줘서 고마워.
이번 가을은 옷깃도 못 스치고 지나쳐버렸다.
가장 애석하다면 애석한 대목.
그럼에도 가을은 다시 올테니.
나도 아이들처럼 꿋꿋이 자라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