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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실 Nov 15. 2018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가을이 간다

오늘 하루 날이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만감이 교차했다.


쏟아지는 가을과

흘러 넘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박작거림.


그 소란 속에서


아이들이 꿋꿋이 자란다.


낙엽더미에 숨은 아이가 희희낙낙 빼꼼하며 브이를 그린다.


아이들 마음껏 뒹굴라고 빗자루 가져다 낙엽을 모아주는 선생님.


산책에서 돌아 오는 길 노래를 흥얼거렸다.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 찬 것은

집집마다 어린 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모를 거야

아이들이 해인 것은

하지만 금방이라도

알 수 있지 알 수 있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나나나 나나나나 낮도 밤인 것을

노랫소리 들리지 않는 것을

세상이 이렇게 밝은 것은

즐거운 노래로 가득 찬 것은

집집마다 어린 해가 자라고 있어서다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모를 거야

아이들이 해인 것을

하지만 금방이라도

알 수 있지 알 수 있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아이들이 잠시 없다면

나나나 나나나나 낮도 밤인 것을

노랫소리 들리지 않는 것을


'동요 <아이들은> 가사 전문'


나도 모르게

"아이참. 이 노래가 이렇게 슬픈 노래였던가"하고 혼잣말을 하니 27개월 둘째가

"엄마는 이 노래 슬퍼?"라고 내게 물었다.


<그 해가 노래이기 때문이다>


참말. 대단한 가사다.

오늘처럼 청명한 가을날과 푸르른 하늘빛에

저절로 튀어 나온 노래.


엄마에게 와 줘서 고마워.

이모랑 함께해줘서 고마워.


이번 가을은 옷깃도 못 스치고 지나쳐버렸다.

가장 애석하다면 애석한 대목.


그럼에도 가을은 다시 올테니.

나도 아이들처럼 꿋꿋이 자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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