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왜(20집)
알고 싶어...
왜 그렇게 떠났는지
눈물이 툭,
떨어졌다.
나도, 모르게.
한 조각 맑은 영혼이
노래의 마디마디에 스며들어 반짝거렸다.
영혼의 아름다움이 느껴질 만큼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한 남자가 선율 속에 있었다.
음악에 대한 측량할 수 없는 무한한 애정에
경외심마저 들었다.
이 한 곡을 위해
얼마나 치열한 고뇌와 노력을 거듭했을지.
그 애씀이 가늠이 되지 않아서,
그래서 눈물이 났다.
노래 한 곡이 문득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나는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생각해 보았나.
얼마나 치열한 노력을 해보았나.
꿈이 나를 부른다 말하면서,
나는 그 꿈을 향해 얼마나 응답을 해주었나.
아니,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기는 했었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한 줌만큼도 하지 않으면서
꿈을 꾼다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알고 싶어
이렇게 날 두는 건지
꿈에서도 안 보여
그랬다. 꿈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도대체 '왜' 너는 내 곁을 떠났나.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는데도, '왜' 너는 나를 외면하는가.
'왜' 날 이렇게 어둠 속에 내버려 두는가.
이미 많은 것을 이룬 그도,
누구보다도 더 많은 꿈을 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가는데,
너는! 너는 '왜' 너의 꿈을 외면하는가.
내 모든 것 끝난 듯
무너진 밤
허공에 네 이름을 부르면
빈바람만 감돌아
내가 꿈에게 대답했다.
그것은 두려움. 두려움 때문이다.
깊은 절망에 빠지고 싶지 않아서다.
나도 노력하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이럭저럭 한 핑계를, 언제고 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치열하게 노력했다가 꿈을 이루지 못하면
이런 핑계조차 대지 못하고 무너질까 봐 두려워서.
내 진심으로 두려워서 그리하였다.
대답을 마친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내 시간을 한숨으로만 채우고 있다.
그보다 한 살이라도 젊다는 나이의 나는,
이만큼의 열정을 태운 적이 과연 있었던가?
'왜'는 애절하고도 간절하게 내 심장을 긁어댔다.
게으름을 자꾸만 철학적 가식으로 포장하지 말라고.
게으르게 살았고 현실에 안주했음을 인정하라고.
선율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나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데,
여전히 꿈꾸고,
여전히 치열히 노래하는 한 생(生)의 아름다움이,
갈수록 나를 부끄럽게 했다.
부끄러워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다. 사실 나는,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다.
그것은 두려움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게으름이다.
미래의 나에게 후회의 몫을 남기는,
지금 나의 비겁함이다.
선율 속에서 영롱히 반짝이는 그의 꿈이 내게 말한다.
이렇게 열심히 노래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라.
얼마나 아름답고 경외로운가.
이 모습이 그대로 신(神)의 발현이 아닌가.
지금 바로, 너 또한 네 안의 생명을 펼쳐 보여라.
그 모습을 신이 바라보고 참으로 어여쁘다 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나와 함께 가자.
그래 안녕.
이제 안녕.
제발 너라도
안녕히 떠나가줘.
노래가 끝나가고 있었다.
고요하다. 물방울 소리가 들린다.
내 꿈이 속삭이는 소리가 어디쯤에서 들려오는지.
귀를 기울여 본다.
그래, 한번 찾아보자.
내 마음속에도 꿈이 있었나. 휘휘 저어 건져보자.
아주 자그마한 모래알갱이라도,
손에 잡히는 것이 있다면 소중히 닦아보자.
조금씩 키워보자. 내 안에 여전히 꿈이라는 것이 있다면,
나 이제는 변명하지 않으리라.
부디, 나의 꿈이여.
여전히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기를.
이렇게 밤마다
눈 감을 때마다
몰아치는데
몰아치는데
왜
왜
(노래-조용필/작사-서지음)
묻고 싶어
왜 그렇게 떠났는지
나는 믿을 수 없어
짧았던 인사에
내 모든 것이 끝난 듯
무너진 밤
허공에 네 이름을 부르면
빈 바람만 감돌아
이별인지 모른 채
우린 이별을 했네
그때 너와 난
그게 너의 선택인가
마지막인지도 몰랐지 우습게도
이렇게 밤마다
눈 감을 때마다
몰아치는데
몰아치는데
알고 싶어
이렇게 날 두는 건지
꿈에서도 안 보여
먼지만 가득한
내 마음속에 기억들
숨 막히는 밤
더는 너를 바라면 안 되지만
끝낼 수가 없는데
사랑인지 모른 채
서툰 사랑을 했네
그때 너와 난
그게 너의 선택인가
마지막인지도 몰랐지 슬프게도
이렇게 밤마다
눈 감을 때마다
몰아치는데
몰아치는데
그래 안녕,
이제 안녕
제발 너라도
안녕히 떠나가줘
이렇게 밤마다
눈 감을 때마다
몰아치는데
몰아치는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