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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Feb 10. 2024

운동다꾸 기록 8주_뻥 뚫린 다꾸 되살리기

운동다꾸로 뭐가 달라질까?


되살릴 수
있을까? 없을까?

이런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하는 게
더 좋겠지요~?;;




사실 막막했다. 한 번 뻥 뚫려 버린 다꾸는 채워지지 않고 있었다. 미루고 미루다 보니 자꾸 하기 싫어졌다. 아휴, 언제 다해…. 볼 때마다 다이어리가 미워졌다. 아니지, 내가 미워졌다. 이렇게 시간만 흘러가다 결국 구멍이 더 크게 뚫렸다. 7일이 10일이 되었다. 10일이 14일이 되었다. 좀 심하네. 민망하여라. 그러면 좀 하지. 하지도 않으면서 말만…. 윽, 잔인한 양심. 뭐, 내가 하기 싫어서 안 했나. 다 사정이…. 훗, 그 말할 줄 알았다. 역시 잔인한 양심이다. 입을 닫는 게 현명한 상황이다. 얄밉다. 얄미워.



휴~ 여행내내 못해서 비워있는 다이어리.


뻥 뚫린 다이어리를 다시 본다. 포기할까. 그런데, 할 수밖에 없었다. 포기하지 못하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쳐놓은 그물들이 발목을 잡았다. 나 안 해. 내가 언제부터 기록을 했다고. 기록이란 게 그렇지. 3개월을 못 넘긴 게 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 아, 몰라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기 싫었다. 하지만 그물은 목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 3일이 지났다. 다꾸책상 피해 다니기 작전을 펼쳐본다. 소용없다. 여행 가기 전에 산 스티커 세트가 눈에 밟힌다. 일본에서도 스티커를 샀는데. 스티커와 마스킹 테이프(마테)가 연합작전을 펼친다. 머리가 지끈지끈, 입술이 바싹바싹. 다 새로 산 건데. 다꾸를 해야 쓸 수 있으데. 써야 하는데… 이러고 있다.



휴, 벌써 집에 온 지 9일째다. 연합작전에도 손 놓고 있는 나. 목에 걸린 그물에서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 그러다 결국 다꾸 그물의 칼날이 피부에 닿아버렸다. 피보기 일보직전이다. 왜? 오늘이 운동다꾸 연재일이다. 이번 연재 제목을 보니 ‘다꾸 쇼핑’이다. 하필이면 쇼핑이다. 글쓰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연남동 다꾸매장을 가고 나서 쓰려고 했었는데 못 갔다. 다이소, 알파문구, 일본다꾸매장으로 쓸까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꾸 쇼핑의 꽃은 연남동이다.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말이다. 연재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연재를 포기할 수도 없다. 심지어 뻥 뚫린 다꾸를 보니 양심에 찔리는 것을 넘어서서 화가 난다. 윽, 내가 하고 만다. 어떻게든 오늘 뻥 뚫린 거 막고, 연재까지 한다. 눈에 불이 들어왔다. 3중 그물망이 아니라 4중 그물망인가 보다. 아주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단 연재 제목부터 해결해야 한다. 휴우, 다행이다 당일에도 제목은 바꿀 수 있구나. 느낌 좋다.


책상을 옮겨서 되살리기 시작~!


뻥 뚫린 다꾸 되살리기. 제목을 썼으니 일본 여행을 하는 동안 손도 대지 못했던 다꾸를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열흘 치의 다꾸를 끝내야 연재 글을 쓸 수 있다. 하루 치는 손바닥 반만 한 크기다. 이 하얀 공간이 열 개. 채우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다. 아니, 무조건 해야 한다. 운동-다꾸-글쓰기(연재)가 묶여 있다. 평소에 하던 책상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거실 책상에 자리를 잡았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새로 산 스티커와 기존 스티커 일부를 꺼냈다. 나름 배운 초보다꾸러다. 콘셉트에 맞게 배경지를 몇 개 선택해서 손으로 느낌 있게 찢었다. 다이어리 위에 위치를 잡고 나뭇잎도 살짝 올려놓았다. 여행이니깐 딱 하나 있는 곰돌이 여행스티커를 꺼내서 올려 봤다. 어? 이거 이거. 망했다.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어쩌지.



어쩌긴 뭘. 하나를 버려야지. 미안 곰돌아, 너를 버릴 수밖에 없단다. 쏘리. new 스티커를 써야 하거든. 음, 나쁘지 않다. 여행하는 동안 걷기만 했기에 쓰기도 어렵지 않다. 사진을 보면서 여행 일정도 조금 정리했다. 3일 치를 해보니. 어, 괜찮은데. 약간 자신감이 붙었다. 다꾸 고수님들의 영상까지 보면서 레벨업에 도전도 해본다. 호호호. 내가 원하던 스타일과 비슷해지고 있다. 귀요미 스티커도 괜찮지만, 새로운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 그날그날의 느낌과 상황에 맞게 다꾸 종이와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를 선택해서 배치하는 재미가 있다. 그래, 이거지. 이게 바로 다꾸지. 룰루랄라 룰루랄라~ 재미있다. 헉,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다. 다꾸만 하는 게 아니기에 좀 더 속도를 내본다. 그런데 자꾸 느낌 있게 하고 싶어 져 결국 저녁 8시가 넘어 끝났다. 연재 마감은 0시다. 0시가 되려면 4시간 남았다. 4시간 많이 남았네. 호호호.


1월 29일부터 새로산 스티커로 했어요.^^


드디어 여행기간 중에 못한 다꾸를 마무리했다. 뿌듯해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멀리서 봐도 이쁘고, 가까이서 봐도 이쁘다. 몇 분 동안 보고 또 보고. 그러다 진짜 보고 말았다. 먼슬리 플래너를 말이다. 한 달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부분을 활용하고 싶어졌다. 고민고민. 네, 또 일 벌이고 있어요. 뭐, 이젠 익숙해요. 그래도 일을 벌여야. 나에게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잖아요. 일을 벌여야. 조금이라도 삶에 변화가 생기잖아요. 나름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흠흠. 그나저나 먼슬리 플래너는 복잡하면 안 된다. 위클리 주간 다이어리에 적은 내용을 반복해도 안 된다. 그러면서도 가장 필요하고, 가장 하지 못해는 걸 선택해야 한다.


운동다꾸 분위기가 달라졌지요~^^ 맘에 들어요.


가장 필요한 건 코어운동이다. 가장 못하는 건 저녁 음식조절이다. 바로 얇은 마스킹테이프로 라인을 만들었다. 순간 귀요미 스티커가 생각났다. 오예~ 이곳에 귀요미들을 붙이면 되겠군. 좋다 좋아. 잘 풀리는데. 귀요미 스티커를 붙이니 기분이 좋아져 체크 박스까지 만들었다. 먼슬리 플래너는 부담 없이 해봐야겠다. 못 하면 엑스(x)를 하면 된다. 일주일에 3일을 목표로 하면 되겠지. 이제 진짜 끝이다. 오늘도 이렇게 운동 다꾸로 기록을 하면서 하루를 끝냈다.



내일은
2월 11일이다.
 
운동 다꾸를 한 지
2달째이다.

매일매일 기록하는
시간이 좋아지고 있다.



먼슬리 플래너~ 귀요미 스티커는 이곳에 붙이기


운동다꾸 8주 기록의 흔적~^


  




사진출처; 내 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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