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점심을 먹고 나서 늦은 오후가 되면 혼자 방으로 들어간다. 음악을 틀고 책상에 다꾸 꾸러미를 펼쳐 놓는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한다.
고민을. 배경지와 꾸밈 종이를 다 꺼내본다. 마스킹 테이프를 다 꺼내본다. 스티커를 다 꺼내본다. 아무튼 있는 거 없는 거를 다 꺼낸다. 뭐든 하긴 해야 되는데. 뇌정지.삐-삐-삐-삐~. 괜히 물컵을 가져온다. 일어나서 음악을 바꿔본다. 음, 오디오북으로 바꿔본다. 어, 다시 음악으로. 여전히 삐-. 그래, 맥주가 있었지. 찐한 흑맥주를 가져온다.
한 번에 쓰싹. 정하는 날이 오겠지 뭐. ~~
이번주 운동은 어땠지? 운동하면서 느낀 것은 뭐지? 어떤 것을 기록할까. 사진첩을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그 순간 뇌에서 번개처럼 하나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선인장. 선인장을 좋아한다. 견디고 견디고. 참고 참고. 살려고 적응하고. 살기 위해 담아두고. 말은 없지만 온몸으로 말하는. 그러다 꽃을 피우는 선인장. 조용히 고난을 이겨내어 아름다워지는 선인장이 생각이 났다. 갑자기? 그니깐. 왜.나도 꽃을 피우고 싶나 보다. 운동의 힘듦을 견디고 견디어서 건강하고 이쁜 꽃을 피우고 싶긴 하다. 나왔다. 이번주 운동다꾸의 주제는 선인장이다. 다행히 배경지가 있다. 굿.
사실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한다. 하지만 살은 빼기 어렵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러다 보니 쉽게 포기하게 된다.또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하지만 이것 역시 잘 안된다. 몸이 아플 때는 참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운동 덕분에 몸이 좋아지니 조금씩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한다. 유산소와 근력운동, 근막이완과 스트레칭을 함께해야 몸에 좋은 걸 알지만 힘들고 어려운 운동은 피하고 싶고 짧게 끝나는 운동만 한다.
이래서 어떻게든 운동을 한 번이라도 하게 만들기 위해 운동다꾸를 한 것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일주일에 5번은 운동을 하고 있다. 물론 일반 건강인이 하는 운동강도는 아니다. 부실한 몸이 돼버려서 살살해야 한다. 그래도 이제는 2분~3분 정도는 달릴 수 있다. 1년 만에 러닝머신 위에서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속도는 5.5이다. 곧 6에서도 뛸 수 있겠지.... 확실히 운동다꾸가 운동에 도움이 되고 있다. 운동다꾸 연재도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연재로 생긴 스트레스가 있지만 아직은 운동다꾸가 운동에 그리고 다른 생활에도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특히 단지 내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면서 오디오북을 듣고 있는데. 이거 1석 3조가 아니다. 1석 4조다.아무래도 다꾸는 계속하게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