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이 주는 편안함과 익숙함이 주는 지루함. 도대체 익숙함이란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발레핏을 6개월 동안 하면서 흉각호흡에 익숙해졌다. 공기를 다 빼고 마지막에 숨을 참아야 한다. 무려 열을 셀 동안. “1, 2, 3, ….. 6, 7….” 숨을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다. 몰래몰래 다시 숨을 들이켜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여유롭다. 숨 참기가 끝이 나도 거칠게 공기를 들이켜지 않는다. 신기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리곤 익숙해졌다. 이제는 이 정도는 너무 쉬운 거 아닌가. 이런 어이없는 생각을 가끔 한다.
익숙함이란 분명히 좋은 것이다. 그만큼 노력을 했고, 시간을 들였다는 증표이다. 하지만 익숙함은 어느새 느슨한 자만심으로 빠지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게 변화이다. 익숙함 위해 딱 한 스푼의 변화를 주면 지루함이라는 자만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발레핏 수업이 딱 그렇다. 익숙해서 할 만하다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0.5만큼의 레벨이 올라간다. 그래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점점 발레핏이 좋아진다. 센터에서 하는 운동이 더 좋아진다.
그래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한 번 더 회원권을 결제해? 말어? 생활비에 여유야 있다면 바로 플렉스 하게 6개월 회원권을 결제했을 거다. 하지만 여유가 없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했으나, 아르바이트를 하면 지금 운동하는 시간에 운동을 못한다. 참 아이러니하다.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 홈트다. 하지만 발레핏 센터에 가서 진짜 운동을 하고 싶다. 아직 덜 익숙하다. 아직 덜 지루하다. 하고 싶다. 발레핏.
다꾸도 비슷하다. 한참 비슷한 느낌으로 꾸미기를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슬금슬금 다른 다꾸방법을 찾는다. 그러다 수채화펜이나 마커펜으로 영문 레터링하는 릴스를 보게 되었다.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지고 있는 배경지와 스티커는 이미 한 번씩은 거의 다 사용해 보았다. 이제 변화를 주어야 할 때다. 나에게 변화를 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 어김없이 찾아오는 외침이다. 외침을 나쁘게 바라보지는 않는다. 변화는 나를 성장시킬 수 있으니깐. 그래, 홈트를 해야 하는 상황도 나쁘게 보지 말아야겠다. 어쩌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