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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Apr 07. 2024

운동다꾸 16주_발레핏하고 단단한 엉덩이 근육을 느꼈다

운동다꾸로 뭐가 달라질까?


오늘도 어제의
그 길을 걷고 있나요.

말랑말랑해서 마음이
편안한가요?  

그런데요…

가끔은 다른 길로
걸어가도 괜찮아요.

걷다 보면 말이지요…
단단한 근육의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마지막 발레핏 수업이 있었다. 발레바를 잡고 몸의 무게중심을 지키며 발레 기초 동작을 했다. 무게중심을 지킨다는 것은 다리와 엉덩이 근육에 힘을 주어 밀리지 않게 버틴다는 것이다. 코어에 힘을 주고 상체를 계속해서 위로 올려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흔들리지 않는다. 1부터 10을 셀동안 꽤 안정적인 동작을 유지할 수 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예전에는 없던 근육의 단단함을 느낄 수 있다. 깜짝 놀라서 손가락으로 단단해진 엉덩이 근육을 꾹꾹 눌러볼 것이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어쩌면 “선생님, 저 엉덩이에 근육이 생겼어요.”라며 신나게 자랑을 할 것이다. 같이 운동하던 다른 분은 허벅지에 근육이 생기더니 무릎통증이 좋아졌다고 신기해하셨다.



6개월. 정말 6개월 안에 만난 단단한 엉덩이 근육이다. 사실 신기하다. 이처럼 리얼하게 근육의 단단함을 느낀 것은 생전 처음이다. 그래, 두꺼운 살집 안에 근육이 있긴 있구나. 아, 이 말랑말랑 거리는 엉덩이도 근육이 생길 수 있구나. 꽈-악. 뭉쳐지는 근육들. 아, 이 느낌이구나. 세상에나. 단단한 엉덩이 근육이라니. 혹시 복근도 생기는 거 아닐까. 11자 복근을 만드는 운동을 알려주셨는데…. 약간 앞서가 본다. 뭐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아닌데. 좀 앞서가도 괜찮다. 갑자기 발레리나의 근육이 궁금해졌다. 예전에는 발레리나를 생각하면 날씬, 우아, 유연. 뭐 이런 것만 생각났었다. 하지만 지금은 발레리나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은 딱 하나다. 근육. 발레리나의 등근육, 다리근육, 팔근육, … 근육. 부드러움 안에 들어있는 섬세한 단단함. 발레핏 이거 이거 장난 아니다. 속근육 하나하나를 운동시켜 준다.


발레리나의 등근육. 발레는 근육이지!  (사진;네이버)


이 좋은 걸. 당분간 못하게 되다니. 진짜 아쉽다. 집에서라도 발레핏이나 발레 홈트를 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겠다. 센터에 가서 배우는 것만큼 잘하지 못하겠지만. 발레핏 비슷한 이 가느다란 끈만 놓지 않으면 뭐,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어.. 시간도 돈도 여유가 생겨서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아주 빠른 시간 안에 말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만약 그때가 되면 양손에 커피와 케이크를 사가야겠다. 그리고 1년 회원권을 딱! 결제할 거다. 아니면 6개월이라도. 회원권을 연장할까 말까. 고민하지 못하게. 그냥 운동만 할 수 있게 카드를 딱! 내놓는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누군가 발레핏 운동 어때?라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말할 거다. 당연히 좋지. 근데 할 생각 있으면 6개월에서 1년은 해야 해. 그래야 그 맛을 느낄 수 있어. 단단한 근육 맛을.


허리 옆구리 뒷근육, 중둔근.. 아야~~! (사진;픽사베이)


신기하다. 어쩜 이리 발레핏에 홀딱 빠졌을까. 발레핏이라는 운동이 있다는 것은 알았었다. 하지만 집 근처에 발레핏 운동을 할 수 있는 센터는 없었다. 그렇게 나와는. 아무 관계없는 운동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다니던 요가센터가 묻을 닫는다고 했고, 또 우연히 집 앞에 필라테스&발레핏 센터가 새로 생긴 것이다. 심지어 오픈 행사까지 했다. 짧은 고민. 과감한 결제. 새로운 길에 발을 들인 것이다. 물론 3개월 행사가 끝나자마자. 다시 고민고민을 했지만 결국 3개월 연장 결제. 이거 이거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어쩌다 살짝 옆으로 돌린 눈인데 완전히 빠져버렸다. 아, 다시 생각해도 아쉽다.       



만약, 발레핏 수업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끝내 시작하지 않았다면. 이런 마음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가끔은 가던 길로만 다니지 말고, 한 번쯤은 다른 길로 가보는 것도 좋다. 가보지 않은 다른 길은 낯설 수 있다. 긴장감을 줄 수 있다. 어쩌면 기대가 높아 실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낯설움을 설렘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어떨까. 적절한 긴장감은 뇌의 집중력과 판단력을 높여 주니 오히려 긴장감을 즐겨보면 어떨까. 기대감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그러면 하루하루 성장하는 내가 보여 뿌듯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가끔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보면 좋겠다. 어쩔 땐 생각지도 못한 감정을 만날지도 모르니깐. 그 감정이 나에게 또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용기를 줄 수도 있다.



오늘 나처럼. 딸아이와 함께 화장품을 사러 가던 길이였다. 정해진 길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다른 길로 걸어가게 되었다. 전에는 눈으로만 보고 들어가 보지 않던 문구점이 있었다. 벚꽃이 예쁘게 펴서일까. 예전과는 다르게 가벼운 마음으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들어가 보는 문구점이다. 다꾸에 쓸 스티커를 찾아보았다. 많지는 않았지만 마음에 끌리는 스티커가 몇 개 있었다. 일상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도 물건만 있는 스티커가 아니라 사람이 있는 작은 크기의 스티커들이 마음에 쏙 들어와 버렸다. 일상 스티커이지만 운동과 관련 있는 건 딱 하나밖에 없었다. 하지만 괜찮다. 이제는 형식에 매이지 않게 되었다. 일상 스티커로도 얼마든지 운동다꾸를 할 수 있다. 사실 운동도 일상이니깐.  


일상 일러스트 스티커~ 이뻐요^^♡ (사진;내 폰)


그런데 이거 일상스티커가 너무 마음에 든다. 마음을 바꾸지 않고 가던 길로만 갔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마음이다. 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에 맞는 일상 스티커를 골라서 붙여보았다. 발레핏 마지막날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스티커가 작아서인가. 다이어리에 운동일기가 제법 채워지고 있다. 아쉬운 건 한 장에 1,800원쯤 하는 일상 스티커가  줄어든다는 거다. 으, 조금 비싸서 마음껏 사지는 못할 것이다. 음…. 이 순간 또 다른 길로 들어서려고 하는 나를 보았다. 직접 그리고 스티커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이건 좀 말리고 싶다. 지금은 여기서 만족했으면 한다. 그건 좀 나중에 하자.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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