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당신을 데리러 오나요?
"Life is like riding a bicycle. To keep your balance you must keep moving."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계속 움직여야만 한다.
- Albert Einstein
달력의 마지막 장이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주말 새벽, 올해의 마지막 소집령을 내렸다. 지난 12년간 이 동아리를 이끌어온 리더로서 내리는 마지막 소집이기도 하다. 이제는 무거운 직함을 내려놓고 한 명의 팀원으로 돌아가려 한다. 리더로서의 마지막 라이딩이라 생각하니, 오늘따라 페달에 닿는 발끝의 감각이 유독 남다르다.
이른 새벽, 비록 매서운 겨울은 없는 남쪽 나라라 할지라도 공기는 제법 싸늘하다. 모인 회원들의 입가마다 하얀 입김이 서려 흩어진다. 오늘 우리가 달릴 코스는 올 한 해를 갈무리하는 가장 긴 여정이다. 이른 아침의 생기가 가득한 호수공원의 '병아리 코스'를 지나, 야트막한 구릉지를 넘어서면 시야가 확 터지는 거대한 호수가 나타난다. 그 호수를 크게 한 바퀴 휘감아 돌아오는 120km의 '본격 레이스'.
우리 팀의 대열은 마치 프리즘을 통과한 빛처럼 저마다의 색을 띠고 흐른다. 갓 고등학교에 입학해 넘치는 기운을 주체 못 하는 막내의 탄탄한 허벅지부터, 백발의 성에가 내려앉은 듯 고운 누님까지. 올해로 여든두 해의 계절을 지나오신 누님을 뵐 때면, 자전거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그분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우아한 문장처럼 느껴진다.
오늘도 누님은 120km 코스의 절반인 60km 지점까지만 우리와 호흡을 맞추셨다. 그리고 그곳에는 약속된 선물처럼 아드님이 차를 몰고 마중을 나와 있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어머니를 조심스레 차에 태워 집으로 모셔가는 그 풍경. 그것은 우리 동아리가 한 해 동안 목격한 가장 따스하고도 완벽한 '피날레'였다.
그 뒷모습을 보며 문득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빼본다. "나도 저 연륜의 고개에 올라섰을 때, 남은 여생의 절반이라도 내 힘으로 페달을 밟을 수 있을까?"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 가슴을 파고드는 질문 하나가 더해진다.
"만약 내가 생의 어느 지점에서 멈춰 선다면, 그때 나를 데리러 와줄 '누군가'가 내 곁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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