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나는 자기만족의 행복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아내. 아침부터 외출을 앞두고 옷장 앞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한 벌, 두 벌, 옷들이 침대 위로 산처럼 쌓여가고 거울 앞에서는 같은 질문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됩니다. “이게 괜찮아? 아니면 저게 더 어울려?”
솔직히 제 눈에는 그게 그것처럼 보입니다. 딸 보배단지와 제가 한마음으로 기대하는 것은 딱 하나, 엄마가 빨리 나갔다가 조금 늦게 귀가하는 것이죠. 그래야 둘이서 신나게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평소 엄마의 벌침 같은 잔소리 때문에 먹지 못했던 배달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자유 시간’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게 훨씬 낫네!”라고 성급히 추천사를 뱉어내는 순간, 평화로운 저녁이 위태로워진다는 사실을 저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추천을 믿고 나갔다가 친구들에게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하면, 그 화살은 고스란히 제게 돌아올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적당히 성의 있는 태도로 말을 흐리며, 결정권을 슬그머니 아내에게 다시 넘겨줍니다.
사실 아내의 친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명품 백이나 눈에 띄는 액세서리가 아닌 이상,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무디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건 그들도 오랜만의 외출과 수다 타임이 관심사니까요. 그래서 혹시 변화를 눈치챘다 해도, 별 관심 없다는 듯 무덤덤하게 지나치기 일쑤죠. 결국 아내가 거울 앞에서 보낸 그 치열한 시간은, 타인의 박수보다는 스스로를 향한 ‘자기만족’의 공감을 얻기 위한 의식이었을 겁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