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살아보겠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다짐합니다. 하루 한주 한달 일년......까진 모르겠으나 또 이렇게 살아내고 있습니다.
슬픔은 물기 머금은 솜마냥 무겁기만 합니다. 어느 날은 머리끝까지 물에 잠겨 이제 끝이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 빨리 숨을 쉬어야 한다고 외치며 소스라치기도 합니다. 죽는 건 쉽구나 라는 생각에 온 몸에 소름이 돋기도 했죠.
이제는 세포 구석구석 습기를 말리고 싶어요. 누가 비틀어 짜주지 않는다면, 볕 좋은 날 너럭바위에 드러눕고 싶어요. 간지럽히는 바람과 속삭이는 볕에 방울방울 습기를 보내고 싶어요. 퉁퉁 부어 있는 심장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다시 제대로 뛰게 하고 싶어요.
그러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한 자 한 자 쓰면서 물기를 지워갔어요. 되도록 또박또박. 그러고 싶어 쓴 글들이 때론 바람이 되어 그대에게 닿기를 바랍니다. 그대를 그리는 내 맘이 벌새가 되어 쉼 없이 날개짓하여 태평양보다 더 먼 그대 곁에 닿을 것입니다.
늘 슬프지는 않음을, 조금씩은 웃는 날도 있음을, 그냥저냥의 날들이 이어지다 문득 슬퍼지는 순간이 오면, 아~!나도 이제 잊을 수 있구나 깨달아요. 그대 없이 살아낼 수 있구나. 남은 이들끼리 웃으며 그대 얘기로 웃기도 합니다. 시간이 쌓일수록 슬픈 기억만이 아니라 함께 했던 좋았던, 밝았던 행복했던 기억이 자꾸 비집고 싹을 틔워 다시 살아납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렇게 그대는 다시 사랑받았던, 맑은 얼굴 그대로 가끔 찾아와 주세요. 그러면 저도 더 자주 웃으며 삶을 사랑해 볼게요. 행복해 볼게요.
남은 삶을 사랑해 볼게요.
다시 만날 때까지 그대도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