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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담 Dec 27. 2023

마지막을 시작으로 하는 고백

내년에도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을 다 전하지 못했기에

차오르는 이 마음을

당신께 다 드리지 못했기에

내년엔  더욱 사랑하겠습니다.

흘러넘치는 이 사랑을 당신이

다 주워갈 수는 없겠지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내 마음을

제대로 봐 주세요.

내 손끝으로 전하지 못한 사랑은

어디에나 부는 바람에 실어

소담히 핀 꽃잎에 담아

촉촉히 내리는 빗방울에 젖어

작은 새의 날개에 묻혀 보냅니다.

소복히 내린 눈밭에 내 사랑도 가득함을

그늘 속 아직 가시지 않은 잔설에도

내 사랑이 떠나지 않았음을

봄의 전령 목련의 하이얀 덩이 꽃에

온통 담아낸 내 사랑을

치지 마세요.

보지 않아 보이지 않는 사랑입니다.

늘 함께함에도 보지 않아 없었던 사랑입니다.

그대가 눈만 돌려도

귀만 귀울여도

손끝만 내밀어도

그 곳에 내 사랑이 있습니다.

내년에도 언제 어디서나 함께 있을게요.


없다고 없는게 아닌

내 사랑은 마지막이 아닙니다.

또다시 시작할 나를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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