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

-그저 그리움

by 다담

여름비가

갑작스레 쏟아집니다.

맑은 여름비가 마른 바닥에 급히 떨어집니다.

굵은 동심원은

미쳐 준비되지 못한 내 마음으로도 쏟아집니다.

그날의 우리처럼.

그저 이름이 부르고 싶다던 그대는

낮은 소리로 이름 석 자를 연거푸 부르곤 했지요.

내가 잃어버린 날들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그대를

그렇게 내가 갑작스레 놓쳤습니다.

설익은 풋사과처럼 성급한 조바심이

여름비 속 혼자 어깨 젖어가며 내밀어준

우산 속 그대를 덩그러니 떨게 했네요.

녹음의 흙내음 품은 이 비가

그날의 우리처럼 아픕니다.


그대는, 잘 지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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