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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조각사 Jan 15. 2024

사진을 잘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무언가 오래 한다는 건, 꾸준한 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말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사진을 한 지 2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사진은 돈이 필요하다. 아니면 시간이 필요하다. 두 가지가 부족할 때 뭐가 문제일까 싶지만 사진 프로세스 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촬영자가 흔들린다.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작업의 한계사항부터 후보정프로세스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며 가장 큰 문제는 '지연'이 된다. 더 많은 장소를 답사하지 못하고, 대관 등의 공간적 한계를 얻고, 어찌어찌 촬영을 진행하려 해도, 왠지 디지털보다는 필름이 진짜 같아서 필름 사진을 찍고자 하면 그게 또 다 돈이다.


그런데 10월에는 다쳐서 오래 쉬고, 11월에는 가정사가 생기고, 12월에는 이사 등으로 바빠버렸다. 시간도 돈도 금방금방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7월부터 책 작업을 하고 있어서 그쪽으로도 계속 시간을 쓰고 있다. 솔직히 나는 정말 너무 작업하고 싶은데, 작업할 시간도 돈도 여유도 없다.


이 상태에서도 억지로 작업은 할 수 있다. 그런데, 작업하고 나면? 정리 못한 짐들과 밀려오는 업무에 보정은 언제 할 건데? 못한다.. 그럼 욕심부리지 말아야 하는 게 맞는 거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 명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장인의 정신으로 한 땀 한 땀 어느 디테일 하나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욕심으로 그 시간을 생략했을 때는 어떻게 하냐.. 그만큼 못할 텐데,,


근데 그럼 그냥 정말 가볍게 일상적으로 촬영을 하면 되는 거 아니냐.. 그것도 맞는데, 그냥 그 정도 수준과 다르게 진짜 작업들이 고프기도 한 거다..


여하튼 사진을 정말로 하고 싶고, 그리고 더 잘하고 싶다면. 시간을 들여 공부하는 것도 좋은데, 돈을 더 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진으로 돈을 번다고 생각하지 말고, 돈을 벌어서 사진에 쏟아붓는다고 생각하고, 밑이 빠져 있는 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생각보다 가혹하다. 사진을 더 잘하는 사진이 아닌 방법들 중에 돈이 있다는 게, 근데 사실 너무 맞는 말이다. 지금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엄청 비싼 카메라를 사서 하면 다 잘 찍는다. 그리고, 스튜디오에서는 캐논 찍고, 외부에서는 소니 찍고, 이렇게 하면 또 잘 나온다. 그리고 스피드 라이트 하고, 외부조명 치면 더 잘 나온다. 근데 그게 다 전부 다 돈이다.


아 짜증 난다. 더 찍고 싶은 사진이 많은데 돈이 없다. 애초에 사진으로 돈을 벌려고 했었던 게 너무 잘못하는 거였다고 생각한다.. 그냥 돈을 벌어서 사진을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조금 더 확실하게 본업을 가져가는 것, 그게 더 나은 사진 작업을 하는데 좋은 포인트일 수 있다. 사진이 너무 재미있다고, 이 분야에 확신이 생겼다고, 직장을 나오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꾸준한 수입이 들어오는 직장이 있을 때 사진 작업을 더 많이 할 수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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